삼성 쫓던 화웨이, 영국서 2027년까지 완전 퇴출로 날개 꺾이나

최용민 기자 / 기사승인 : 2020-07-15 08:4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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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 비핵심 장비에 허용키로 한 기존 결정 되돌려

유선 인터넷망도 퇴출...결국 트럼프 압력에 굴복한 셈

영국 정부 "쉬운 결정 아니지만 통신망과 국가안보 때문에"

▲출처=연합뉴스

 

화웨이는 그동안 영국 정부에 5세대(5G) 이동통신망 구축으로 유럽 시장 공략의 시금석이 되겠다며 삼성전자를 넘어서기 위해 갖은 로비와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일순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영국 정부가 5세대(G) 이동통신망 구축에서 내년부터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 장비 구입을 중단하기로 했다. 아울러 2027년까지 통신망에 이미 사용한 화웨이 장비를 전면 제거할 계획이다.

 

14(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올리버 다우든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체육부 장관은 이날 하원에 출석해 이같은 정부 결정을 발표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이날 오전 보리스 존슨 총리 주재로 국가안보회의(NSC)를 열고 이같이 방침을 정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말 이후로는 5G와 관련해 화웨이 장비 구입을 중단하고, 기존에 설치된 장비는 2027년까지 없애도록 했다. 이동통신장비는 한 번 설치하면 변경하는데 많은 시간과 돈이 들어가는 법이다. 아울러 유선 광대역 인터넷망에서도 화웨이 장비 사용을 2년 내 중단하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화웨이는 유럽 시장의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영국 통신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의 길을 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우든 장관은 "쉬운 결정은 아니지만, 영국 통신 네트워크와 국가안보, 경제를 위해 지금은 물론 장기적으로 옳은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 총선 때까지 우리 5G 통신망에서 화웨이 장비를 완전히 제거하는 방안을 되돌릴 수 없도록 법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T와 보다폰 등을 포함한 영국 통신업계는 화웨이 장비 제거에 최소 5년이 필요하다고 밝힌 만큼 이번 정부 결정을 환영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삼성전자, 스웨덴 에릭슨, 핀란드 노키아 등이 화웨이 대신 영국 5G 통신망 구축에 참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영국 의회에 삼성 관계자가 출석해 삼성의 진출 가능성을 높인 바 잇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 15G 통신망 구축사업과 관련해 비핵심 부문에서 점유율 35%를 넘지 않는 조건으로 중국 화웨이 장비를 허용하기로 했으나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하면서 정부통신본부(GCHQ) 산하의 국립사이버안보센터(NCSC)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에 따른 추가 리스크를 검토해왔다.

 

미국은 그동안 미국에서 생산된 반도체를 화웨이로 수출하지 못하도록 규제했지만, 여기서 나아가 미국의 기술을 활용하는 해외 기업도 화웨이에 특정 반도체를 공급하려면 미국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홍콩 지위 박탈과 함께 화웨이 갈등으로 영국 중국간 갈등 고조

 

이에 영국 정부는 미국의 추가 제재로 반도체 조달 길이 막힌 화웨이가 더 싸고 보안 우려가 큰 대안을 사용할 것을 우려, 이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다.

 

영국은 그동안 화웨이 장비 사용을 놓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주목을 받았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와 중국 공산당의 유착관계를 의심하며, 영국을 비롯한 동맹국에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할 것을 촉구해 왔다.

 

미국은 화웨이 장비를 허용하는 국가와는 정보 공유를 중단하겠다고 경고해 왔다.

 

미국과 영국은 영어권 5개국 기밀정보 동맹체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의 일원으로 민감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반면 중국 정부는 영국이 화웨이 참여를 배제하면 중국 기업의 영국 투자가 중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유럽에서도 영국과 가장 많은 교역 및 투자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당초 화웨이 장비를 허용하기로 하면서 '특별한 동맹'인 영국과 미국의 관계가 소원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화웨이에 대한 추가 결정이 내려지면서 미국은 환영, 중국은 반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문제를 둘러싼 영국과 중국의 긴장도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14일 미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 특별지위를 상실하는 법안 개정안에 서명하면서 1997년 홍콩 영국 간에 맺었던 특별지위에 대한 조약(2050년까지 당시 누린 지위를 그대로 존속한다) 유지 자체도 대단히 불투명해졌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화웨이 5G 사용에 대한 본격적인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업체도 5G 관련 장비를 들여와 쓰고 있기 때문에 초기에 불붙었던 중국 정부에 국내 개인 이용자 정보가 새 나간다는 의혹이 다시 점화되지 않을까 관련업체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또 글로벌 통신업계는 화웨이가 값싸고 질이 좋아 누려왔던 글로벌 시장 진출의 영업상 이득을 더 이상 누리지 못하게 돼 세계 정상을 꿈꾸던 야심이 꺾일 수밖에 없게 됐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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