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악재 연속...시위 140곳 확산 '무법천지'

최용민 기자 / 기사승인 : 2020-06-02 10:3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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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교회도 불타, 총·칼·화살 등장, 방화·약탈까지

26개주 방위군 소집…"동시다발 통금, 1968년 킹 목사 암살후 처음"

▲미국 대통령의 교회라 불리는 세인트 존스 교회. [출처=연합뉴스]

 

 

한 흑인 남성의 죽음으로 인한 분노가 미 전역을 시위의 불길에 휩싸이게끔 했다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흑인 남성이 사망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시작된 미국의 유혈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는 등 급속도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1(현지시간) CNN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는 6일 째이자 일요일인 지난달 31일까지 미국 전역의 140개 도시로 번졌다.

 

시위 현장 곳곳에서 약탈과 방화가 수반되는 폭동과 폭력 시위가 이어졌고, 총격 사건까지 연이어 발생하면서 현재까지 최소 5명이 사망했다. 경찰에 체포된 시위대의 숫자도 계속 늘어 4000명에 이른다고 CNN은 전했다.

 

시위에 대응하여 주 방위군을 소집한 지역도 31일에는 오전 미국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해 15개주였지만 1일에는 26개 주()로 급속히 증가했다뉴욕타임스(NYT)"전국의 많은 지방 행정당국이 동시에 통금령을 내린 것은 1968년 마틴 루서 킹 목사 암살 사건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일요일 대규모 시위가 또다른 '화염과 분노'의 밤을 이끌면서 미국 곳곳이 혼란 속으로 내려 앉았다"고 보도하며 "시위대와 경찰이 3일 연속 백악관 바깥에서 충돌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법과 질서'를 촉구하는 트윗을 올렸다"고 꼬집었다.

 

‘초강수야간 통행금지령에도... 계속되는 폭력 시위

 

시위 격화로 미국 전역이 무법천지 상황이 되자 40여 개 주요 도시는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동했다그러나 통행금지령에도 시위대는 아랑곳하지 않고 전날부터 워싱턴D.C.와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등 도심의 밤거리를 가득 메웠다.

 

몇몇 시위대는 건물 유리창을 부수고 차에 방화를 저질렀고, 경찰은 시위대 해산에 최루탄을 동원하기도 했다미국의 심장부 워싱턴DC에서도 사흘 연속 백악관 인근에서 야간 시위가 발생했다.

 

워싱턴 기념비 근처에서도 불길과 연기가 피어올랐고, '대통령의 교회'로 불리는 백악관 인근의 세인트 존스 교회에서 불길이 솟아올라 소방관들이 경찰 호위 속에 재빨리 진화했다세인트 존스 교회는 1815년에 지어졌으며, 미국 4대 대통령 이래 모든 대통령이 최소 한 차례 이상 예배에 참석했다고 한다.

 

또한 지난 달 29일 밤에는 분노한 시위대가 백악관 앞으로 모여들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인 멜라니아 여사, 아들 배런과 함께 비밀경호국(SS)의 절차에 따라 지하 벙커로 불리는 긴급상황실(EOC)1시간 가량 피신했다는 사실도 뒤늦게 보도되어 알려졌다.

 

LA에서는 명품 상점이 즐비한 베벌리힐스 로데오 거리 일대에서 약탈과 방화가 일어났으며, 전날도 LA 외곽의 롱비치, 산타모니카 등지에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고 쇼핑센터가 털리는 한편 경찰은 시위대 수백 명을 체포했다

 

산타모니카 소방당국에서는 평소 하루 200건의 비상전화를 받지만 전날은 1000건으로 증가했고, 최소 9건의 화재가 발생했다시내에 있는 캘리포니아 주정부 청사 역시 현지시간 1일부로 폐쇄된다. 베벌리힐스와 산타 모니카는 이날 오후부터 통행금지가 실시되어 있다.

 

플로이드가 숨진 곳으로 최초로 항의 시위가 발생했던 지역인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폭동은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지만 도심 외곽 35번 고속도로에서 여전히 점거 시위가 이어졌다. 미니애폴리스와 주도(州都) 세인트폴로 향하는 주요 고속도로는 모두 폐쇄됐다.

 

뉴욕에서도 수천 명이 브루클린 다리를 건너 맨해튼 유니언 스퀘어에 집결해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도심 맨해튼 인근 상가들은 약탈 피해를 막기 위해 대부분 합판 가림막을 설치했다. 그러나 시위 현장 인근의 12번가에서는 차량 1대가 불에 타는 피해를 입었고, 은행 점포의 정면 창문도 부서졌다.

 

뉴욕 시장 빌 더블라지오는 시위대를 향해 평화로운 집회를 촉구했지만, 뉴욕 시장의 딸이 전날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에 체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뉴욕에서는 전날까지 200여 명 이상의 시위대가 경찰에 체포됐다.

 

격해진 시위 속에 시민과 시위대의 충돌 사건 이어져

 

시위대와 일반 시민이 충돌하는 유혈 사태 속에 사망사고도 잇따랐다.

 

아이오와주 동부의 대븐포트에서는 4명의 민간인이 총에 맞는 사건이 일어나 2명이 사망하고 경찰 1명도 부상을 입었으며, 켄터키주 북부의 루이빌에서도 야간 시위대를 해산시키고 진압하는 과정 중에 보안요원 1명이 총격으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는 30일 밤 시위 때 경찰 2명이 차안에 있던 대학생 2명에게 테이저건을 쏘는 등 과도한 수위의 폭력을 행사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어나 해고되기도 했다.

 

이밖에 미니애폴리스 외곽 고속도로에서는 트럭 운전사가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를 향해 차량을 돌진시키는 아찔한 사건이 발생했다. 시위대는 이 운전사를 끌어내려 제압한 뒤 경찰에 인계했으며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다고 경찰은 전했다.

 

해외의 정치 전문가들은 시위가 악화일로를 겪는 배경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있다고 설명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고 비난을 일삼은 것이 사태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파리 정치대학의 파프 은디예 역사학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위대 비난 사태가 미국 역대 대통령 역사에 전례가 없던 사건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미국 흑인 문화·사회 전문가인 은디예 교수는 지난달 31일 공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시위대를 향해 폭도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발포할 수 있다고 위협하는 등 말 그대로 불에 기름을 붓고 있다면서 이것이 극단적으로 새로운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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