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좀비극 나왔다, 그것도 TV드라마로

뉴시스 제공 / 기사승인 : 2011-12-08 11:3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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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판타지 좀비 드라마가 일요일 심야에 찾아온다.

11일 밤 11시50분부터 1, 2회 연속 방송되는 MBC TV '나는 살아있다'는 국내에는 전무하다시피 한 좀비 단막극이다.

2차 대전 말기 일본 731부대가 만들어 낸 합성 바이러스를 어부가 발견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불로장생 프로젝트 '오시리스' 임상실험 중 죽었던 어부가 갑자기 살아나고 국군 화생방 방호사령부 최 대위는 어부에게 물려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그리고 이들은 병원이라는 간판으로 실체를 숨긴 바이러스 연구소로 향한다.

병원에서 벌어지는 좀비들과의 사투는 고화질의 카메라와 리얼한 특수분장 등으로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먹고 싶다는 본능에 충실한 좀비들은 닥치는대로 인간들을 물고 뜯는다. 다소 수위가 높은 잔인한 장면들로 MBC 자체심의에서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연출 여인준 PD는 "사람의 형태를 띠고 있다 하더라도 사람이 사람답게 못 사는 경우가 있고, 겉모양이 흉하거나 더러워도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지 않나 생각하면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며 "좀비물 마니아에게는 시시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장르를 많이 접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무섭기만 한 좀비물이 아니다. 모성애 등 가족애를 뭉클하게 넣은 것이 특징이다. 수연은 좀비가 된 엄마 '미자'와 심장이 약한 딸 '선혜'를 모두 지키기 위해 처절하게 고민하고 싸운다. 미자는 좀비가 됐지만 손녀 '선혜'와 딸 '수연'을 좀비들로부터 지킨다.

제작사 이스트스카이필름 김현철 대표는 "그동안 봐온 감정이 배제된 잔인하고 적나라한 미국식 좀비물과는 거리를 두는 한국식 좀비물을 탄생시키고자하는 욕심이 있었다"며 "닥치는대로 사람을 먹어 치우는 괴물일지라도 그들의 기억 저편엔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남아 있을 거라 생각했다. 색다르게 중간 중간 코믹 요소도 집어넣었다"고 설명했다.

좀비들과 사투를 묘사하다가도 즐거웠던 시절의 회상 장면이 등장하고, 긴박한 상황에 다소 어울리지 않는 건달들의 대화가 이어지는 식이다. 편집을 거치며 30분이 단축된 탓인지 이러한 흐름이 매끄럽지 못한 단점도 드러내지만 수연의 모성애를 통한 감동과 여운, 좀비와 인간의 추격전으로 인한 긴장감을 가릴 정도는 아니다.

영화배우 정선경(40)이 딸과 어머니를 지키기 위해 좀비와 사투하는 '수연'을 연기한다. 애틋한 가족애가 때로는 섬뜩하기까지 하다. 정선경은 "이런 장르는 데뷔 이래 처음이다. 둘째딸을 낳고 처음으로 하는 드라마인데, 딸을 낳고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시나리오를 받았기 때문에 더욱 감정이입이 잘 됐다. 꼭 한 번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애착을 보였다.

탤런트 백도빈(33)이 국군 화생방방호사령부 대위 '진모'로 등장, 목숨을 걸고 좀비들에게서 인간을 구하기 위해 힘쓴다. 화려한 액션신이 볼만하다.

철학적 메시지까지 담았다. 불로장생의 욕망을 실현시키기 위한 국방부와 의학계의 야합도 활용하는 등 인간의 탐욕과 삶의 목적에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촬영 원본은 영화에서 주로 쓰는 24프레임으로 찍은 디지털4K로 후반 색보정을 거쳐 극장 개봉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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