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002년 유망주' 최성국의 추락

뉴시스 제공 / 기사승인 : 2011-08-27 12: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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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최고 유망주 소리를 들으며 공을 찼던 최성국(28)이 축구계에서 사라졌다.

유망주들이 꽃을 피우지 못하는 것이 하루 이틀 일은 아니다. 쏟아지는 부담을 이기지 못한 경우와 예기치 못한 부상 등 그 이유도 다양하다.

하지만 최성국은 전례없던 매우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축구계와 작별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정몽규)은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회의실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검찰의 2차 승부조작 조사에서 적발된 선수 40명, 선수출신 브로커 7명 등 47명에게 K리그 선수자격 영구 박탈 및 직무자격 영구상실의 징계를 확정했다.

이 중에는 최성국도 끼어 있었다. 최성국은 보호관찰기간 5년, 사회봉사 500시간을 부여 받았다.

최성국이 이름을 알린 것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월드컵 대표팀 사령탑을 맡고 있던 거스 히딩크 감독은 엔트리 외의 연습생으로 최성국, 정조국, 여효진, 염동균을 선발했다. 당시 10대 후반이었던 이들은 히딩크 감독의 눈을 사로 잡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향후 한국 축구를 책임질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이듬해 3월 최성국은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같은 해 9월 오만과의 아시안컵 예선전에서는 첫 골을 터뜨리며 탄탄대로를 예고했다.

이후 최성국은 수 차례 대표팀을 오가며 진가를 입증했다. 소속팀 울산현대와 성남일화에서도 주축 공격수로 명성을 떨쳤다. 키는 작지만 남다른 발재간을 부리며 '리틀 마라도나'라는 기분 좋은 별명도 얻었다.

2008년부터 2년 간 병역 의무를 마친 최성국은 성남으로 복귀한 뒤 2011시즌 개막을 앞두고 수원삼성으로 이적했다. 수원은 전성기를 맞이한 최성국에게 주장 완장을 채워줬다.

하지만 광주상무 시절 행한 부도덕한 행동이 발목을 잡았다. 검찰 조사 결과 최성국은 고등학교 선배인 브로커 김 모씨로부터 4000만원을 받아 선수들과 나눈 것으로 드러났다.

처음 이름이 거론될 때까지만 해도 "나는 정말 결백하다. 통장 내역, 핸드폰 통화 기록도 공개할 수 있다"고 당당하던 그는 오래 지나지 않아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연맹은 최성국을 자진신고 선수로 분류해 복귀의 여지를 열어뒀지만 이들 중 가장 죄질이 나쁜 A그룹에 포함시켰다. 보호관찰 기간은 최고 수준인 5년이다.

상식적으로 팀 없이 5년을 보낸 30대 초반 선수에게 손을 내밀 구단은 없다. 최성국이 봉사활동을 성실히 수행한다고 해도 5년 뒤 재심에서 복귀가 확정된다는 보장도 없다. 이미 만신창이가 된 최성국이 K리그 복귀를 타진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

최성국의 국내 무대 축구 인생은 이번 승부조작으로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2002년 최고의 유망주는 이제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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