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이 없었다. 그라운드의 중앙은 빨간색보다 파란색이 더욱 눈에 들어왔다.
한국은 10일 오후 7시30분 일봇 훗카이도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75번째 한일전에서 가가와 신지(22·보루시아도르트문트)에게 2골, 혼다 게이스케(25·CSKA모스크바)에게 1골을 내주면서 0-3으로 완패했다.
1998년 다이너스티컵에서 당한 일본 원정 패배 이후 13년 만에 일본 땅에서 졌다. 3골이라는 차이에서 알 수 있듯 내용도 완패였다.
조광래 감독을 비롯해 전문가들은 한일전에서 미드필드 싸움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상대로였다. 미드필드에서 무너졌다.
일본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6위다웠다.
일본은 조직력을 바탕으로 짧고 잦은 패스로 템포를 조절했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볼 점유율을 늘렸다. 한국은 초반에 압박을 취하는 듯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일본의 템포 축구에 끌려갔다.
일본이 자랑하는 혼다 게이스케, 가가와 신지, 하세베 마코토(27·볼프스부르크), 엔도 야스히토(31·감바오사카)는 얄미울 정도로 경기를 잘 조율했다. 패스를 주고 어김없이 움직여 공간을 창출했고 유기적이었다. 좌우 측면을 가리지 않았다.
특히 가가와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의 활약을 그대로 전달했다. 부지런히 움직이다가 가볍게 2골을 넣었다.
혼다-가가와-오카자키가 함께 뛴 경기에서 한 번도 진 적이 없다(5승2무)는 기록대로 일본은 허리에서 전방까지 이어지는 짜임새가 좋았다. 조 감독이 원하는 한 템포 빠른 패스를 활용한 공격적인 축구였다.
이에 반해 한국은 답답했다. 조 감독이 강조해 온 패스플레이는 잘 이뤄지지 않았다. 선수들간 호흡도 돔구장 탓인지 평소만 못했다. 돔구장은 함성소리가 빠져나가지 않고 맴돌아 의사소통이 쉽지 않다.
김정우(29·상주상무), 이용래(25·수원삼성), 기성용(22·셀틱FC), 구자철(22·볼프스부르크)은 기대이하였다. 특히 기성용은 초반부터 이유를 알 수 없는 거친 플레이로 분위기를 다운시켰다.
구자철은 완벽한 득점 찬스를 2차례 놓쳐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2골을 넣은 가가와는 9일 일본 언론을 통해 “한국의 수비는 강하지 않다. 열심히 움직이면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도발했다. 결과적으로 도발이 아닌 현실이었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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