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김영훈 기자] 라면업계의 선두주자인 농심이 최근 일본의 전범기업 아지노모토사와 공동사업을 진행한다는 소식에 국민들로부터 곱지 않는 눈총을 받고 있는 가운데 경쟁사 업체인 오뚜기의 성장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올해 3분기 매출액은 579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643억원 대비 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04억원으로 전년 443억원 대비 9% 감소했다.
오뚜기 매출의 32%를 차지하는 면류 매출이 지난해보다 8% 상승한 것이 주효했다.
라면을 제조하고 납품하는 계열사 오뚜기 라면의 매출과 순이익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오뚜기라면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4785억원, 누적 순이익은 183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4%, 14% 뛰었다.
오뚜기의 한 관계자는 "올해 2분기 진짜쫄면, 3분기 쇠고기미역국라면 등의 신제품들이 성공으로 이어진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고 한 언론에 설명하기도 했다.
오뚜기는 장기불황과 소비부진 등에도 2008년 이후 10년째 가격을 동결하면서 소비자들한테 착한기업, 갓뚜기 등으로 불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변함없는 착한 가격을 장기간 고수하면서 제품 전반에 대한 인지도 및 경쟁력 상승효과가 나타난 것이 실적 호전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했다는 분석이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뚜기는 3분기에도 면류 매출 성장세가 견조하다"면서 "가격 인상 없이도 에누리가 축소되고 물량 점유율이 확대되면서 시장지배력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농심 라면 시장 점유율ㆍ실적 '지지부진'
스낵류 출고가격 6.7% 인상
반면 신라면, 너구리로 소비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던 농심의 라면시장 점유율 및 실적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심의 3분기 매출은 5660억원, 영업이익은 2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가각 1%, 31% 급감했다.
농심의 라면 점유율은 전체 식품 매출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농심의 라면시장 매출 하락은 실적 악화에 직격탄을 맞는 셈이다.
또한 농심은 최근 각종 원재료 비용 상승과 원가압박 누적으로 인해 스낵류 전체 23개 브랜드 중 19개 브랜드의 출고가격을 평균 6.7% 인상했다. 이는 2016년 7월 이후 2년 4개월만의 인상이다.
농심 측은 소비자들을 고려해 최소한의 범위에서 조정했다고 하지만 지금의 우리 경제상황은 그리 녹녹지 않은 불경기로 빠듯한 소비자들의 가계부는 찬바람 부는 초겨울에 더욱 허리띠를 졸라 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입장에서는 수익차원에서 인상카드를 꺼내는게 맞지만, 서민입장에서는 달갑지 않는 소식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농심은 일본 전범기업인 아지노모토와 경기도 평택에 조미료스프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공동사업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관련 업계에선 "오로지 기업 자체의 이익만을 중시하고, 기업 이미지에는 안중에도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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