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특성화고 현장실습 개선책 제대로 관리감독해야

안정미 기자 / 기사승인 : 2018-05-02 14:5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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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노동환경이 사라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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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안정미 기자] 취업난이 심화되고 취업전선에 빠른 속도로 진입하기 위한 '특성화고'의 문제점이 발생하자 이를 개선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한 시사 프로그램을 통해 특성화고 학생들의 고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강도 높은 업무와 스트레스, 위험한 근무 환경 등으로 인해 학생들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더구나 특성화고에서는 현장실습을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사회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현장실습에 참여한 아이들은 학생이자 노동자이기도 하고, 문제가 생길 때마다 책임이 불분명했다. 현장실습은 교육부가 관할하는 일이 아니라하고, 고용노동부는 원래 신분이 학생이라며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결국 학생들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어떤 기관들에게도 보호를 받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이런 특성화 고교문제는 현장실습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졸업 후다. 특성화고를 선택한 아이들은 대부분 졸업 후 곧바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문제는 아이들이 취업하는 회사의 업무 환경이 열악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학교는 이런 열악한 근무 환경이나 여건 등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취업을 시도했다. 아이들의 취업률이 곧 학교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특성화고등학생권리연합회가 졸업생 400명을 대상으로 '노동환경 기초조사'를 실시한 결과 졸업 후 곧바로 취업한 사람이 전체의 57%를 차지했다. 이들이 뽑은 취업 후 가장 어려운 문제는 강제야간 근무 등 장시간 근로(24%)였다. 이어 고교 졸업생의 차별(23%), 연장노동 수당 없음 (18%), 성추행ㆍ성희롱(12%), 임금 체불(10%), 최저임금 미달(9%)순이었다.


특히 사회적 문제는 열악한 근무 환경과 부실한 안전 교육 때문에 발생한 사망 사고들이다. 지난달 특성화고를 졸업한 20대 노동자 이 모 씨는 대형마트의 무빙워크를 수리하다 사고로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는 안전 교육을 받지 않은 채 근무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해 11월 특성화고교생이 제주의 한 음료 제조업체 공장에서 현장실습을 하다가 기계에 끼여 사망하기도 했다.


안정적으로 사회에 정착하려고 특성화고를 선택한 아이들은 더욱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 전락한 것이다.


이 같은 문제점을 막기 위해 1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특성화고등학교 졸업생들이 노조를 결성했다.


이들은 설립선언문을 통해 "고교 졸업생들이 생애 처음으로 시작하는 직장 생활의 현실은 임금체불, 강제야근, 성희롱과 성추행, 폭언과 폭력 등으로 차별받았다"고 호소했다.


이어 "특성화고 졸업생을 값싸게 쓰고 버릴 부품으로 여기는 회사와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열악한 노동환경이 사라지길 바란다"며 설립 취지를 밝혔다.


언제부턴가 현장실습이 '노동착취'로 전락한지 오래다. 정당한 땀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현장실습의 열악한 노동 환경을 서둘러 개선해야 된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제도나 정책을 만들어도 현장에서 지키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이제라도 교육당국은 현장실습 개선대책을 마련하면 학교나 산업현장에서 제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관리감독해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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