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서 대주주 집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소액주주들이 현 경영진에 찬성 표를 던져 주요 안건을 통과시킨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금융권이 지난해 호실적을 낸 데다가 안정성에 가치를 두는 금융 업계의 특성 때문에 대주주 집단들의 경영진 교체와 같은 주주 제안을 경영 리스크로 해석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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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금융지주 사옥(홈페이지 갈무리) |
JB금융지주(회장 김기홍)는 30일 전주 본점에서 열린 제10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회가 제안한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제10기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 △정관 변경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의안이 상정됐다.
JB금융그룹은 전북은행, 광주은행, JB우리캐피탈, JB자산운용을 자회사로, 프놈펜상업은행 (PPCBank), JB캐피탈 미얀마, JB증권 베트남, JB 프놈펜자산운용을 손자회사로 둔 종합금융그룹이다. 삼양사가 14.61%로 최대 주주이고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 14.04%로 2대 주주다.
얼라인파트너스는 배당금과 이사 선임을 두고 현 경영진과 충돌했다. JB금융 이사회는 주당 배당금 715원 안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했으나 2대 주주인 얼라인은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이유를 들어 배당금을 900원으로 높일 것을 주주 제안을 통해 요구했다.
이날 표 대결 결과를 의결권 수 대비 76.74%, 발행주식 총수 대비 73.1%가 JB금융 이사회의 715원 배당 안에 찬성했다. 얼라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주들이 현 경영진의 손을 둘어 준 결과다. 얼라인은 배당금 인상이 주주 가치를 높이는 일이만큼 소액주주들이 자신들의 안에 찬성을 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업계에서는 얼라인의 주주 제안이 블 필요한 경영 간섭으로 불안정성을 키우는 리스크가 될 것이란 판단이 표심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한 김기홍 JB금융 회장이 외국인 주주 등을 만나 “얼라인의 요구에 따랐을 때 앞으로 회사의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논리로 지지를 호소한 것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주총에서도 글로벌 금융기관에 비해 JB금융의 주주환원 노력이 미흡하다는 얼라인 측의 지적에 김기홍 회장은 “그랜저 승용차를 사고 나서 왜 페라리나 BMW 같지 않느냐고 얘기하는 것과 같다”고 일축했다.
얼라인이 제출한 사외이사 선임안도 30%의 찬성표를 얻는 데 그쳤다.
JB금융지주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 전략을 믿고 지지해준 주주님들의 판단을 존중한다. 앞으로도 JB금융지주는 모든 주주분들의 의견을 새겨듣고 금융시장 변화에 맞추어 작지만 강한 '강소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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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지주 홍보 이미지 ( 홈페이지 갈무리) |
DGB금융지주의 경우 10.5%를 보유한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스튜어드십 코드' 차원에서 이사 보수 한도액 승인 안건에 반대하면서 표 대결이 예상됐다. 국민연금은 “등기이사의 보수 금액이 경영성과 등에 비춰볼 때 과도하다”며 등기이사 회장의 보수액을 14억 1700만 원으로 조정하는 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표 대결 이사 보수 한도 승인안을 비롯한 7개 안건이 원안대로 의결했다.
DGB금융지주는 30일 대구 북구에 있는 DGB대구은행 제2본점에서 정기 주총을 열고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임원 퇴직 위로금 규정 승인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7개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이달 들어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주주총회 등에서 줄줄이 사외이사 선임 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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