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Ⅱ 20번 문항 정답을 5번으로 결정한 평가원의 처분을 취소하라는 취지다.
재판부는 "이 사건 문제에서 제시한 조건을 사용해 동물 집단의 개체 수를 계산할 경우 특정 유전자형의 개체 수가 음수(-)로 나타난다"며 "동물 집단의 개체 수가 음수일 수 없어 이 문제에는 주어진 조건을 충족하는 집단 Ⅰ·Ⅱ가 존재하지 않는 명백한 오류가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수능 과학탐구 영역은 문제에 포함된 정보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추리·분석·탐구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것"이라며 "출제자는 수험생들이 논리성·합리성을 갖춘 풀이 방법을 수립해 문제 해결을 시도할 경우 정답을 고를 수 있도록 문제를 구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험생들은 피고가 의도한 풀이 방법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으나 충분한 논리성·합리성을 갖춘 방법으로 문제 해결을 시도했고, 그 과정에서 문제의 오류로 인해 정답을 선택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이런 상황에서 정답을 5번으로 선택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문제에 명시한 조건 일부 또는 생명과학 원리를 무시한 채 답을 고르라는 것"이라며 "5번을 정답으로 선택한 수험생과 그러지 않은 수험생 사이에 유의미한 수학능력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만약 정답을 5번으로 유지하면 수험생들은 앞으로 수능 과학탐구 영역에서 과학 원리에 어긋나는 오류를 발견해도 출제자의 실수인지 의도된 것인지 불필요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오류가 법정에서 인정되면서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강태중 원장이 "이번 일의 책임을 절감한다"며 사퇴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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