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다중채무자' 올해 들어 45% 급증…평균 대출액 5억원

정민수 기자 / 기사승인 : 2022-09-26 13:2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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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서 빌린 기업대출 잔액, 올해 6월 말 현재 약 688조원
▲ 사진=서울의 한 은행 대출 상담창구 [제공/연합뉴스]

 

자영업 '다중채무자'가 올해 들어 6개월 사이 45%나 급증, 이들의 평균 대출액도 거의 5억원에 달해 자영업자들이 한계를 맞고 있다.

25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에게 제출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가 전체 금융권에서 빌린 기업대출(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올해 6월 말 현재 약 688조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637조 원 보다 8.0% 많고, 1년 전인 지난해 6월 596조원과 비교하면 15.6% 불었다.

나이스평가정보는 국내 수위의 신용평가기관으로, 주요 시중은행을 비롯한 대다수의 금융기관이 대출자의 동의 아래 이 업체에 대출자의 금융정보를 제공하거나 반대로 개인의 대출·연체 이력 등을 받아 신용평가에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나이스평가정보의 통계에 전체 대출 현황이 대부분 반영된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기업대출을 받은 자영업자 수도 작년 말 이후 6개월 사이 279만10명에서 325만327명으로 16.5% 늘었다.

6월 말 기준으로 기업대출을 보유한 자영업자 1인당 대출액은 평균 2억1천175만원(688조원/325만327명) 수준이었다.

다만 자영업자들이 기업대출은 물론 주택 등을 담보로 가계대출도 많이 받아 쓴 만큼, 가계대출까지 포함한 실제 자영업자 전체 대출자 수와 대출 잔액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전체 자영업자 수나 대출액 증가 속도보다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기업대출을 받은 자영업 '다중채무자' 수와 대출액이 훨씬 더 빨리 늘고 있다는 점이다.

한은과 금융권, 금융당국 등은 다중채무자를 금리 인상기에 부실 가능성이 가장 큰 대표적 '취약 채무자'로 분류·관리하고 있다.

올해 6월 말 현재 자영업자 가운데 다중채무자는 41만4천964명으로, 작년 말(28만6천839명)과 비교해 불과 6개월 사이 44.7%나 늘었다.

같은 기간 이들 다중채무자의 대출액도 162조원에서 195조원으로 20.3% 증가했다. 

 

▲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다중채무자 현황 [제공/윤창현 의원실]

 

이에 따라 다중채무자는 인원수와 대출액을 기준으로 전체 자영업 대출 가운데 각 12.8%, 28.4%를 차지했다.

 

비중이 6개월 전(10.3%, 25.5%)보다 각 2.5%포인트(p), 2.9%포인트 늘었다.

자영업 대출자 1인당 평균 대출액은 올해 6월 현재 4억6천992만원으로 집계됐다.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40대(40∼49세)가 13만5천874명으로 가장 많았다. 

 

50대(13만3천357명)를 포함해 40∼50대가 절반을 넘었다.

하지만 작년 말 대비 증가율은 30세 미만(∼29세)이 59.2%로 가장 높았다.

대출자의 연 소득별로는 3천만원대와 4천만원대에 다중채무자 가운데 11만7천377명과 8만1천350명이 몰려있었다.

6개월 사이 다중채무자 증가 속도는 1천만원대(55.5%) 저소득 자영업자에서 가장 빨랐다.

한은은 지난 22일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금리 상승에 따른 잠재위험 현실화 가능성에 유의해야한다"며 "금리 상승으로 채무 상환 부담이 가중되면서 저소득·영세 자영업자, 가계 취약차주(다중채무자 중 저소득·저신용자), 과다 차입자, 한계기업 등 취약부문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창현 의원도 "다중 채무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 청년, 저소득층이 늘고 있다"며 "이대로 방치하면 금융위기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정부는 이런 취약 차주들의 고금리 대출을 재조정하는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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