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화웨이 5G 참여 전면금지는 부인, 미국과 다시 불편해져

최용민 / 기사승인 : 2020-07-22 09:5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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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배제 선언한 영국과는 다른 길... 국가안보상 민감한 분야는 보호

한국도 언젠가는 공식 입장 밝혀야 할 것... 애매한 노선 지키기 어려울 듯

프랑스식 화웨이와 등거리 거래 방식... 우리나라도 통할까?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 [출처=연합뉴스]

 

영국의 중국 화웨이 5G장비 전면 배재 조치와 달리 프랑스는 전면 금지까지 나가지는 않고 어느 정도의 투자는 허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우회적인 중국 화웨이 따돌리기 전선에 프랑스가 불참을 공식화함으로써 미-프랑스간 외교적 불편함이 가시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실 전면 금지를 선택한 영국과 제한적 허용을 주장하는 프랑스의 움직임은 세계 1위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유럽 공략에 빨간불을 켰다. 미국의 제재를 피해 유럽으로 눈길을 돌린 화웨이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그러나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21(현지시간) 프랑스앵포 방송 인터뷰에서 "프랑스에선 통신업체에 대한 어떠한 차별도 없다"면서 "우리는 화웨이가 5G에 투자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가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의 프랑스 내 5세대이동통신(5G) 설비 투자를 전면금지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프랑스는 그동안 신규 도입을 자제하도록 업체들에 요청했지만 줄곧 화웨이를 자국의 5G망 사업에서 원칙적으로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르메르 장관은 "어제 중국 부총리와 오래 통화를 했다"면서 기존의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민감한 분야는 국가안보의 관점에서 보호할 것이며, 이런 우리의 명확하고 일관된 입장을 중국 측이 이해하리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모델을 우리나라가 따라갈 수 있을까?

 

프랑스는 5G망 구축에 중국 화웨이 설비 사용을 전면 금지하지는 않지만 가급적 사용하지 말 것을 통신사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기욤 푸파르 프랑스 사이버방첩국(ANSSI) 국장은 경제일간 레제코와 지난 5일 인터뷰에서 현재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 통신사에게 앞으로도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프랑스의 국영통신사인 오렌지는 화웨이 대신 노키아와 에릭슨을 선택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프랑스 정부는 이런 조치가 화웨이 전면 사용금지는 아니며 단지 프랑스의 독립을 지키기 위한 것일 뿐 중국에 대한 적대 행동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런 결정이 아직 화웨이 선택에 대한 유보 입장을 지켜온 우리나라로서는 예의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통신업계의 주장이다. 특히 LG의 화웨이 선택 후 5G 비즈니스에서 중국의 입김이 커져가는 것에 대해 미국이 달가워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미국은 줄기차게 화웨이가 상대국의 정보를 누설하는 문제를 경고해 왔다.

 

하지만 미국의 보이지 않는 압력에도 불구하고 프랑스가 화웨이의 5G 참여를 전면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은 이웃 나라 영국이 화웨이 장비를 5G 통신망에서 전면적으로 제외하기로 한 결정과 대비된다. 영국 정부는 내년부터 화웨이의 5G 장비 구매를 중단하고 2027년까지 통신망에서 화웨이 장비를 모두 제거한다고 최근 발표한 바 있다.

 

한편, 르메르 장관은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에 대한 인권탄압 의혹에 대해서는 "참을 수 없으며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며 강하게 비판하며,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인권은 인권, 장비는 장비라는 식이다.

 

그는 "중국 당국도 우리의 입장을 알고 있다. 프랑스와 중국 간의 대화에서 이 문제가 의제에 포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신장 지역에서는 100만명 이상의 위구르족이 강제수용소에 억류되고 중국 당국이 위구르족 여성들을 상대로 강제 산아제한을 시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인권 탄압에 책임이 있는 중국의 당국자를 제재할 수 있도록 한 '2020년 위구르 인권정책법'에 서명하는 등 미국이 신장 위구르족 문제를 놓고 중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한편 5G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는 35.7%, 에릭슨 24.8%, 노키아 15.8%, 삼성 13.2%로 점유율 4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의 경우 유럽에서의 화웨이 제재가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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