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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의 최소 조건 기업 [제공/대학내일] |
대학내일이 26일 전국 청년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의 하한선’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쉬었음 청년은 약 40만 명이며, 이 중 73.6%는 한 번 이상 직장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이들이 쉬는 가장 큰 이유는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일각에서는 ‘청년들이 눈만 높다’, ‘곱게 자라 힘든 일은 피한다’ 등 비판을 쏟아냈지만, 그들이 말하는 ‘원하는 일자리’는 대기업 고연봉 일자리가 아닌, 기본적인 상식이 통하는 일자리였다.
장기 경제 침체 속 높은 연봉과 좋은 복지를 가진 일자리를 무한정 늘릴 순 없는 일인데, 그럼 어떻게 해야 이 청년들을 다시 노동시장으로 이끌 수 있을까. 대학내일은 고용노동부 지원으로 쉬었음 청년 실태조사를 실시해 이들이 이야기하는 ‘원하는 일자리’에 대한 구체적 함의가 무엇인지 들여다봤다.
대학내일 설문 결과 청년들이 꼽은 ‘수용 가능한 직장의 최소 조건’ 1위는 청결한 화장실이었다.
2위는 사내 식당/카페, 3위는 혹서기/혹한기 난방 냉방, 4위는 휴게실을 꼽았다.
남성은 휴게실, 여성은 청결한 화장실에 대한 요구가 컸다.
이전 직장에서 부정적 경험으로 쉬었음 기간을 가진 청년들은 입을 모아 ‘상식’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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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쉬었음 청년 40만 중 73.6%는 일 경험이 있는 청년 [제공/통계청] |
많은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양질의 일자리’는 높은 연봉, 대기업식 최상급 복지가 아니라 최소한 일을 지속할 수 있는 상식적인 업무 환경을 의미했다.
경기 부진 장기화로 기업들이 채용 규모를 축소하면서 일 경험 없는 취업 취약 청년들의 취업은 더 어려워졌다.
대부분의 언론보도에서 청년의 눈이 높아 구직을 하지 않고 쉬었음 상태에 있다고 언급했지만 실상은 이와 달랐다.
2년 여간 취업 준비를 하고 있다는 한 대학생은 이 모든 조건을 대학 졸업 후 공백 없이 다 갖춘 사람이 있는가 싶을 만큼 기업에서 많은 걸 요구한다며, 최근에는 기업에서 요구하는 대부분의 정량적 스펙을 갖추어도 면접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그간의 청년 고용 정책은 일자리의 수를 늘려 청년들에게 더 많은 일 경험을 할 수 있게 하는 데 집중됐다.
그러나 쉬었음 청년 상당수는 일 경험 부족이 아니라 이전 직장에서의 부정적 경험 때문에 취업을 미루고 있었다.
지방의 한 식품기업 인사담당자는 청년들을 구인해서 뽑아도 3개월에서 6개월이면 그만둔다며, 일터가 대중교통으로 오기에 멀고 근처 식당도 없어 일하기 아주 좋은 환경이 아니란 건 잘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청년들이 원하는 구내식당, 셔틀버스 등 복지를 제공하기도 회사 경영 환경상 쉽지 않은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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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정적 직장 경험 청년 인터뷰 [제공/대학내일] |
청년은 이력서에 모든 경력을 기재해야 하지만 정작 청년은 이 기업이 임금 체불, 산업재해, 괴롭힘이 없고 청년이 원하는 최소한의 근로환경이 구비돼 있는지 알 수 없다.
인터뷰 중 쉬고 있는 한 청년은 지금은 그만둔 첫 직장에서 오피스 프로그램은 개인이 구매해 써야 한단 말에 경악했다며, 다음 직장에 가게 되면 이런 것들을 꼭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단순히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 아닌, 첫 직장에서의 부정적 경험 때문에 노동시장에 다시 진입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채용 지원금, 취업 알선 중심의 정책뿐만 아니라 장기 근속이 가능한 최소한의 기준을 제도화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자리의 하한선이란 단순 임금 수준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안전한 근로 환경, 합리적인 근로 시간과 기본적 복지제도, 성장 가능성이 보장되는 최소한의 기준”이라며, “청년이 견뎌야 하는 것이 아닌 매일 일할 수 있는 최소한의 근로 환경, 즉 일자리의 하한선을 보장하는 것이 청년의 노동시장 복귀를 이끌고, 장기적으로는 청년과 기업 모두의 이익을 확대하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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