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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부산항 부두에 컨테이너 [제공/연합뉴스] |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서 겨우 회복하던 정보기술(IT) 제조업계 경기에 침체가 이어질 전망이다.
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이끄는 애플과 삼성전자 가운데 전례 없는 상호관세 부과 초기 국면에서 애플이 처한 상황이 더 다급해 보인다.
애플 스마트폰 생산량의 90% 가까이가 무려 104%의 관세가 부과되는 중국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다만,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폭넓은 관세를 부과하면서 애플의 일부 제품에 대해 면제·유예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거액 투자를 약속한 애플에 관세 예외 조치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 삼성전자가 낙관할 상황은 아니다.
애플에 대한 무관세 방침이 만일 현실화하면 지난해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분기별 점유율 최대 31%(1분기·카운터포인트리서치 기준)를 기록한 삼성전자는 미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에서 엄청난 경쟁력 손실을 보게 된다.
이 경우 인공지능(AI) 스마트폰이라는 화두에서 애플보다 선두 위치에 섰던 삼성전자가 주춤하고 애플이 AI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는 시간을 벌어주는 결과로 이어져 삼성 입장에서는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에 6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성적을 거둔 데에는 갤럭시 S25 모델의 판매 호조가 역할을 하며 스마트폰이 주역이 된 상황이어서 전사적인 위기라고도 볼 수 있다.
스마트폰 제조업계 관계자는 "관세 부과 상황을 주시하며 대응책을 마련 중이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스마트폰 생산지 다변화 등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반도체 제품의 월별 수출액은 116억9천만달러로 올해 들어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비율의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AI 시장 성장과 휴대전화, PC 등 IT 기기 수요 회복 등에 따른 반도체 수요 확대로 반도체 수출액은 2022년 6월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달 미국에 대한 IT 제품 수출액은 23억3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8% 증가하는 등 역시 5개월 연속 증가세였다.
이러한 호조 흐름에 트럼프 정부의 강력한 관세 정책이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종완 반도체산업협회 전략기획실장은 "반도체는 이번 상호관세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고 품목별 관세가 부과될 전망인데 구체적인 관세 계획이 나와야 시장에 미칠 영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 실장은 "반도체가 부품 산업이고 미국이 주된 수출 시장은 아니다 보니 직접적인 관세 영향보다는 IT 기기에 대한 전반적인 수요가 줄면서 전체적인 시장이 위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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