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저지 실패…엘리엇 다음 행보는?

최여정 / 기사승인 : 2015-07-17 16:3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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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최여정 기자] 17일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제일모직의 합병이 이뤄지면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은 소송 등의 방법으로 공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엘리엇은 주총 결과가 나온 직후 "수많은 독립 주주들의 희망에도 합병안이 승인된 것으로 보여 실망스럽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엘리엇은 지난달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가처분 사건 심문에서 "만약 주주 총회에서 불공정한 비율로 합병을 승인한 뒤 합병 무효 소송이 제기되면 무효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 본안 소송 제기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삼성물산 합병에 큰 영향을 미친 국민연금 등을 대상으로 소송전을 확대할 것으로도 보인다. 엘리엇은 최근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 알려지자 의결권전문위원회를 개최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 문제삼기도 했다.

한때 엘리엇이 ISD(투자자-국가 간 소송)를 제기하는 등 해외로 법적 분쟁을 끌고 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현재로서는 그 가능성은 일단 크지 않아 보인다.

엘리엇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투자책임자는 최근 한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ISD 제기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일축했다.

법조계에서는 일반 소송일지라도 이번 사안의 성격상 엘리엇이 미국 등 해외에서 재판 관할권을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한 편이다.

대형 로펌의 기업 인수·합병 분야 전문 변호사는 “ISD는 정부 정책에 의해 외국인 투자자가 명백한 차별을 입었을 때 쓰일 수 있는 것인데 이번 사안에서 엘리엇이 피해를 호소할 만한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엘리엇은 법률 소송과 더불어 소수 주주로서의 권한을 활용, 합병 삼성물산을 압박하는 전술을 병행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과거 엘리엇을 비롯한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투자 사례에 비춰봤을 때 가장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는 '사외이사 알박기' 시도가 될 전망이다.

윤승영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은 "엘리엇이 소액주주나 다른 기관과 연대해 합병 법인에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외이사를 넣어 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며 "소송 등 외부 압력을 중지하는 것과 거래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엘리엇이 제일모직 지분을 확보할 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 합병 후 엘리엇의 합병법인 지분은 2.03%로 낮아지는 만큼, 이에 대비해 제일모직 지분을 확보하고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제공=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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