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 카이스트 총장 사퇴거부, "사유 분명히"

김태호 / 기사승인 : 2012-07-16 15: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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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총장도 마음에 안들면 해임하겠는가" 이사회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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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김태호 기자]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의 서남표 총장이 ‘자진사퇴’할 뜻이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서 총장은 1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나흘 뒤면 카이스트 41년 역사상 처음으로 쫓겨나는 총장이 된다. 물러날 사유를 분명하게 밝혀 달라. 나는 어떠한 얘기도 들은 적이 없다"며 ‘자진사퇴’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서 총장은 "지난 6년간 어려움을 헤쳐 왔는데 효용가치가 다했으니 떠나라는 것은 야박한 일"이라며 "리더로서 무한책임을 지라고 한다면 리더로서 책임 있게 운영하도록 최소한 총장 자리는 인정해줘야 한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정정당당하게 해임 당하겠다"며 "서남표만 바뀌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은 정직하지 않은 주장이다. 실리를 얻자고 원칙과 상식을 저버린다면 피해는 국민과 카이스트가 지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오명 이사장과의 충돌에 대해서는 "이사장과 단 한 번도 카이스트의 방향과 비전을 놓고 토론해본 적이 없고, 모든 관심은 내가 언제 나가는가였다"며 "다음 총장도 일부 교수와 학생, 과학계 인사들, 교과부가 싫어하면 해임하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여 이사장과 이사회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서 총장은 "카이스트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 많은 것을 성취해왔다. 누구라도 이를 저지하거나 무력화한다면 카이스트 역사에 죄인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구도 카이스트를 사유화해선 안 되고 총장의 임기가 보장돼야 한다”며 “카이스트 개혁의 주춧돌을 놓기 위해서 마지막까지 주어진 소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카이스트 이사회는 지난 12일 서 총장의 계약해지 안건을 상정해 20일 임시 이사회에서 다룰 예정이다. 이는 10여 차례 서 총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했지만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강제퇴출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계약해지 안이 통과되면 서 총장은 90일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10월 21일부터 학교를 떠나야 한다.


한편 카이스트 학부총학생회가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74.0%가 서 총장의 사퇴에 찬성했다.


카이스트 학부총학생회는 지난 21~22일 학부학생 3800여명을 대상으로 학교 인트라넷을 통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재학생의 33%인 1278명 중 74.0%가 서 총장의 사퇴에 찬성했고, 25.5%가 사퇴에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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