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사태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다.
김진숙 위원은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부산 영도조선소 85호 타워크레인에서 1월6일부터 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 위원은 노사의 합의를 해고자들이 수용하면 농성을 풀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김 위원은 한진중공업 문제를 사회이슈로 부각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 위원이 수백일 동안 고공농성을 하고 김여진, 김제동 등의 '폴리테이너'가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한진중공업 사태가 세상에 부각됐으며, 시민들은 '희망버스'로 영도조선소 앞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이후 손학규, 정동영 의원 등 유력정치인과 시민사회단체 언론이 집중적인 관심을 가지면서 한진중공업 사태는 일약 사회 최대이슈 중 하나로 떠올랐다.
김 지도위원의 농성은 1970년대말 YH여성 김경숙과 비견됐다. YH사건은 대량해고에 반발한 여공들이 신민당사를 점거하고 진압하는 경찰에 알몸으로 저항한 사건이다. 이 과정에서 김경숙씨가 추락해 숨졌고, 이 사건은 반정부운동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실제로 김진숙 위원을 두고 여권 등에서는 "그대로 두면 제2의 김경숙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보냈다.
김 위원의 고공농성은 외신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BBC는 '한국 여성이 크레인 고공농성 시위에서 200일을 맞다'라고 보도했으며 CNN과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 프랑스 르몽드 등도 김 위원의 소식을 보도했다.
김 지도위원은 1981년 대한조선공사에 입사한 여성 최초의 용접공이다.
김 지도위원은 1986년 '상사명령 불복종과 회사 명예 실추'를 이유로 해고당했으며, 2009년 11월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 보상심의위원회 "김진숙의 해고는 부당하다"고 판정한 바 있다.
대한조선공사는 1989년 부도처리된 후 한진중공업으로 통합된다. 통합 당시 고용 승계가 이루어졌으나 김진숙의 해고는 회사가 달라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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