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2009년 이후 3년여를 끌어오던 한진중공업 사태가 일단락됐다.
한진중공업 노사는 10일 정리해고자 94명을 합의를 체결한 날로부터 1년 내에 재취업 시키기로 하고, 해고기간 이전의 근속년수에 따른 근로조건을 인정하는 합의안을 타결했다.
한진중공업 노조는 이날 총회를 열어 이같은 잠정합의안을 무투표로 가결해 3년동안의 기나긴 여정을 마무리했다.
한진중공업 사태는 2009년 회사의 정리해고로 시작됐다.
2009년 12월, 한진중공업 사측은 조선업 불황에 따라 희망퇴직 349명이 포함된 400여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사측은 정리해고, 설계부문 분사 등을 통해 600여명을 추가로 감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사측은 2010년 2월 경영상의 이유로 해고계획을 신고했고, 노조는 같은해 1월5일부터 2월19일까지 부분파업을, 2월26일부터는 1200여명이 참가한 전면파업을 진행했다.
결국 당시 회사와 노조는 인위적 구조조정 중단 및 파업 철회 등을 골자로 하는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후 임단협이 계속됐다. 노조는 2010년 5월부터 7월까지 진행한 추가교섭이 진전이 없자 8월12일부터 25일까지, 9월16일 부분파업을 벌였고, 이어 9월28일에도 부분 파업을 계속했다. 이후 지난해 12월20일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올해 2월14일 사측은 다시 근로자 170명에 대해 경영상 해고를 실시해 한진중공업 사태는 극으로 치달았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도위원은 이날 영도조선소 85호 타워크레인에 올라 고공 농성을 벌였고, 노동조합은 거리로 나섰다. 이후 4차례에 걸친 희망버스가 영도조선소를 찾는 등 한진중공업 사태는 사회적 이슈로 부각했다.
결국 한진중공업 이재용 대표이사와 채길용 노조지회장은 6월27일 해고자 처우 등을 내용으로 하는 '노사협의 이행합의서'에 서명해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끝이 아니었다. 사실상 정리해고를 수용한데 해고자와 일부 노조원들이 반발해 농성과 투쟁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이후 노사는 8월5일부터 9월7일까지 10차례에 걸쳐 간담회를 갖고 협의를 이끌어 내기위해 노력했지만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난항을 거듭하던 협상은 국회환경노동위가 만장일치로 정리해고자 94명을 1년 내 재고용하고, 이들의 생계 유지를 위해 2000만원 내에서 생계비를 지원한다는 내용의 권고안을 제안하고, 조남호 회장이 이를 수용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결국 한진중공업 노사는 환노위 중재안이 나온지 한달만에 협의를 진행해 타결을 이뤘다. 김진숙 위원장 역시 고공농성 309일만에 크레인에서 내려올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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