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소태영 기자] 최근 원전 밀집 지역인 월성과 고리 지역에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수력원자력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속대책으로 내놓은 고성능 밀폐형 방수문의 설치가 현재까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한수원은 2014년 보도자료를 통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교훈 삼아 지진과 해일에 의한 침수로부터 계통을 보호할 수 있는 고성능 밀폐형 방수문의 개발을 완료했으며 같은 해 3월부터 설치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규환 의원이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받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속대책 추진현황’을 보면 2011년 이후 원안위는 국내 원자력시설의 안전점검을 통해 한수원에 전체 원전을 대상으로 한 고성능 밀폐형 방수문의 설치를 권고하였으나 현재까지 설치된 곳은 단 한 곳도 없으며 성능시험을 이유로 설치기한을 두 번이나 연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황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은 2014년 말 고성능 밀폐형 방수문의 설치기한이 다가오자 성능시험을 이유로 2015년 말까지 원안위에 1차 기한연장을 요구하였으며 이후 2015년 말 같은 이유로 2016년 12월까지 2차 기한연장을 요구하여 원안위가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재 고성능 밀폐형 방수문이 설치된 원전은단 한 곳도 없어 올해까지는 설치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김 의원은 “2014년 한수원은 고성능 밀폐형 방수문의 설치에 착수한다고 국민들에게 약속까지 했으나 현재까지 설치된 원전은 단 한 곳도 없다”라며 “후쿠시마 사고 이후 얻은 소중한 교훈을 정작 한수원은 이행도 하지 않은 채 안전확보의 골든타임만 지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최근 원전 밀집 지역에 지진이 계속되고 있어 안전원전 운영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며 “고성능 방수문 설치를 하루빨리 진행하여 국민들과 약속한 안전한 원전운영을 충실히 이행하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수원은 이에 "지난 2012년 12월과 2014년 1월에 국내 원전 특수문 제작업체 2곳과 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이러한 고기능을 가진 방수문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기 위하여 지난 3년간에 걸쳐 총 41회의 성능시험을 수행한 결과, 지난 6월에는 국제인증까지 취득 후 현재 인허가 심사과정에 있다"고 해명했다.
한수원은 이어 "설계기준을 초과하는 극한재해에 견딜 수 있는 특수문의 개발과 성능시험 그리고 규제기관으로부터의 검증에 장시간이 소요되어 설치 일정이 당초계획 대비 지연되고는 있지만 조속한 설치를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데일리매거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