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가자 외국인들에게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면서 아파트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들어 외국인의 국내 아파트 매입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3일 국세청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5월까지 국내 아파트를 취득한 외국인은 2만3219명이며, 이들이 매입한 물량은 2만3167채로 집계됐다. 대단한 규모다.
이 기간 거래금액도 7조6726억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또 외국인의 연도별 아파트 매입 물량은 2017년 5308채에서 지난해 7371채로 늘었다.
올해 5월 말까지 취득량은 3514채, 1조2539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견줘 수량으로 26.9%, 금액으로 49.1%가 급증했다.
매입자의 국적은 중국과 미국이 각각 1만3573채(58.6%)와 4282채(18.5%)를 차지했고, 캐나다, 대만, 호주, 일본 순으로 많았다.
한국계 외국인이 무려 985명
외국인 매입자 중 한국 주민등록번호를 보유한 적 있는 이른바 '검은머리 외국인'은 985명(4.2%)이다.
외국인이 아파트를 매입한 지역은 경기도에 1만93건(43.6%)이 집중됐고, 서울과 인천이 각각 4473건(19.3%)과 2674건(11.5%)으로 뒤를 이었다.
거래금액을 보면 서울(3조2725억원)이 42.7%로 가장 앞섰고, 경기도(2조7483억원)가 35.8%로 뒤를 이었다.
외국인이 서울 강남 3구에서 사들인 아파트는 ▲ 강남구 517건(6678억원) ▲ 서초구 391건(4392억원) ▲ 송파구 244건(2406억원)이다. 강남에 물려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3년 5개월 동안 아파트 2채 이상을 취득한 외국인은 1036명이다.
이 가운데 3주택은 105명, 4주택 이상은 65명으로 파악됐다.
최다 취득자는 42채를 갭투자로 사들인(거래금액 67억원) 40대 미국인이다.
외국인 소유주 아파트의 실거주 여부를 확인한 결과 소유주가 한 번도 거주한 적 없는 아파트가 7569채(32.7%)나 됐다.
과세당국은 외국인이 국내에 사 놓고 거주한 적이 없는 주택은 투기성 수요일 가능성이 크다고 의심했다.
이 때문에 이날 국세청은 탈세 혐의가 있는 외국인 다주택 보유자 42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임광현 국세청 조사국장은 "최근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취득 금액이 증가하고, 부동산 거래 관련 과세에서 내국인 차별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돼 외국인 다주택자 대상 세무조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세무조사는 내외국인 구별 없이 철저히 탈루 여부를 검증하겠다는 메시지"라고 덧붙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도 점점 확대되면서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고 말한다. 게다가 주택가가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중국인들을 비롯한 국내 시장을 잘 아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집중 구매에 나서고 있어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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