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끈 530억 담배와의 전쟁···"흡연·폐암 인과관계 부족" 결론

최용민 기자 / 기사승인 : 2020-11-20 16: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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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흡연으로 인한 손실을 배상하라며 국내외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500억원대의 소송을 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소송을 제기한 지 6년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2부(재판장 홍기찬)는 20일 건보공단이 KT&G와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이날 재판부는 담배와 질병의 인과관계에 대해 "개개인의 생활 습관과 유전, 주변 환경, 직업적 특성 등 흡연 이외에 다른 요인들에 의해 발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원고가 요양기관에 보험급여 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징수하거나 지원받은 자금을 집행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보험급여를 지출해 재산 감소나 불이익을 입었더라도 법익이 침해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원고의 보험급여 비용 지출은 피고들의 위법 행위 때문에 발생했다기보다 건강보험 가입에 따른 보험관계에 의해 지출된 것에 불과해 피고들의 행위와 보험급여 지출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공단은 2014년 4월 담배회사 3곳을 상대로 "흡연으로 인해 추가 지급된 진료비를 배상하라"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공단은 흡연과 질병의 인과관계를 분석한 빅데이터 자료를 토대로 담배로 인해 진료를 받은 사람(수진자)에게 지급한 급여를 담배회사가 물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흡연력이 20갑년 이상(20년 이상을 하루 한 갑씩 흡연)이고 흡연기간이 30년 이상인 환자의 공단부담 진료비 약 530억원을 요구했다.

 

반면 담배회사들은 담배의 유해성을 인정하면서도 흡연과 폐암의 개별적 인과관계는 인정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과 흡연에 따른 암 발생은 개인의 선택 문제이지 담배 제조·판매사의 책임은 없다는 입장을 내세워 맞섰다.

 

이번 판결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법원이) 담배 회사에 또 한 번의 면죄부를 줬다"고 비판했다.

 

건보공단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판결은 기존 대법원의 판단을 그대로 반복한 것"이라며 "보건의료 전문가들과 관련 단체들이 이번 소송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방대한 증거자료를 제출했음에도 기존의 판결이 반복됐다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건보공단은 이어 "판결문의 구체적인 내용을 앞으로 면밀히 분석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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