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종부세 폭탄'에 매물 나오길 기대

이준섭 기자 / 기사승인 : 2020-11-24 09:5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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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자들은 2배 뛴 종부세에 매물 만지작

강남3구 매물 두달새 20% 넘어, 1억원 떨어진 단지도

▲ 강남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워낙 강력한 부동산 규제에다 종부세까지 두 배로 뛰어 오르니 강남지역을 둘러싼 부동산 시장이 술렁거리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에도 상승세가 크게 꺾이지 않던 고가 아파트에 작년의 2배에 육박하는 종부세가 부과되자 세금 부담을 느낀 보유자 일부가 매도나 증여를 고민하는 모습도 관측된다.

 

아직은 매수-매도자 간의 힘겨루기가 팽팽한 양상이지만, 매물이 조금씩 쌓이고 전고점 대비 수천만원 값을 낮춘 매물도 나오는 상황에서 '종부세 효과'가 더해지며 강보합을 이어가던 매매 시장이 하락으로 돌아설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가 내심 기대하던 모습이다.

 

24일 주요 인터넷 포털의 부동산 관련 카페에는 최근 국세청이 고지한 종부세 내역을 확인한 회원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는데 대부분은 올해 종부세가 작년의 2배 안팎으로 크게 올라 세금 부담이 커졌다고 토로하는 내용이다.

 

강남구 도곡동의 한 아파트 보유자라는 A씨는 "올해 종부세가 368만원 나왔는데, 작년보다 딱 2배 더 나온 것"이라며 "종부세 폭탄이라는 말이 현실화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썼다.

 

종부세 폭탄 실감...“부담 된다

 

B씨는 "작년에 30만원 냈던 종부세가 올해는 110만원으로 3.5배 올랐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공시가격 인상에 따라 올해 새로 종부세 납부 대상이 된 가구가 20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한다.

 

지난해 종부세 대상이 아니었던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는 올해 262000원의 종부세가 고지됐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84도 올해 처음으로 종부세 납부 대상이 되면서 종부세 명목으로 101000원이 고지됐다.

 

고가 아파트의 종부세 부담은 더 커졌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이 실시한 종부세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84보유자의 경우 작년 종부세가 1911000원에서 올해 3497000원으로 2배 가까이 올랐다.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아파트의 내년 종부세 예상액은 7137000원으로 올해보다 2배 넘게 오르고 후내년은 10107000원으로 1000만원을 넘기게 된다.

 

다주택자의 세 부담 더욱 가중, 강남권 가격 떨어져도 금방 회복

 

다주택자는 고민해야 할 사항들이 많다. 쉬 팔기도 어렵지만 세금과 상속 중에 어느 쪽이 나은지도 고민해야 한다. 또 전세를 들어 있는 수요자들과도 협상이 필요하다.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다.

 

그런 와중에도 종부세가 뛰니 보유자들은 신경이 쓰이는 것이다.

마포 래미안푸르지오 84.5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84.4를 소유한 2주택자의 종부세 부과액은 올해 1857만원에서 내년 4932만원으로 2.7배나 오른다. 종부세에 재산세 등을 더한 보유세는 올해 총 2967만원에서 내년에는 6811만원으로 큰 폭으로 뛴다.

 

C씨는 "올해 종부세가 1120만원 나왔는데, 내년엔 3000만원까지 오르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면서 "이제까지 관심없이 살았는데, 이제 매도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8월 이후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급감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615613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6·17대책과 7·10대책 등의 영향으로 71643건으로 줄었고, 8월에는 4983건으로 크게 주저앉았다. 93771건으로 더 감소한 거래량은 지난달 4021건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부동산 업소들은 모두 문닫아야 할 판이라고 토로하는 정도다.

 

한편 역삼동 E 공인 대표는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매물이 조금씩 쌓이고 있다""하지만 급매가 쏟아지는 분위기는 아니고, 집주인이 호가를 크게 낮추는 것도 아니다"라고 전했다.

 

개포동 개포주공6단지 83.21도 지난달 1723억원(9)에 매매되며 신고가 기록을 세운 뒤 이달 2221000만원(14)에 팔려 보름 사이 9000만원 내린 값에 거래됐다.

 

반포동 A 공인 관계자는 "세금 걱정을 하는 집주인 중에 매도를 고민하는 분들이 있는데, 급매가 아니면 대체로 가격을 낮추려 하지 않는다. 세 부담에 주택 처분을 고민하는 분들이 늘어나면 가격도 일정부분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강남권 중개업소들은 올해 연말보다는 내년 6월 조정대상지역 내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내년 상반기 안에 다주택자들이 집을 처분하려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다주택자들이 내놓는 물량이 많지 않아 가격 하락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압구정동 C 공인 대표는 "강남 쪽은 아이들 교육 등 문제로 항상 대기 수요가 있기 때문에 물건이 어느 정도 풀린다고 해서 가격이 바로 크게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강남 집값은 대기 수요가 떨어진 가격을 바로 받쳐주면서 지탱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일단 강남 뿐 아니라 서울 주요 지역들 모두 종부세 부담이 커진 것이 사실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당장 매물을 쏟아내고 가격을 낮춰 주는 집주인들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사태를 관망하면서 추이를 지켜보는 정도로 기다렸다가 내년 초에 결정하려는 움직임들이 더러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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