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식이법이라도 불가항력일 때 구제받는다

최용민 기자 / 기사승인 : 2020-10-22 09: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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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보호구역 내 '민식이법 위반' 사고 낸 50대 무죄

사법부, "운전자 과실 인정 어려워" 최종 결론

"피고인 차 운전석 측면에 피해자 충돌…보행자 못볼 상황 가능성 커"

▲출처=연합뉴스

 

 

도심 운전자라면 최근 도로교통법의 변화에 따라 얼마나 제약이 많은지 실감할 것이다특히 시내 주행은 거의 50km 이하에 학교 주변은 30km 이하로 단속이 강화되어 있다. 이것도 모자라 소위 민식이법을 통해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사고가 나면 운전자가 범죄자 취급을 받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한편 민식이법은 지난해 9월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차량에 치여 숨진 김민식(당시 9) 군의 이름을 따 만들어졌다. 어린이 보호구역 내 사고의 처벌을 강화한 것으로 13세 미만 어린이를 상대로 과실로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 어린이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운전자들의 불만이 속출하는 이유다. 지나치게 운전자에게 가혹한 처벌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운전자들이 귀담아 들을 어린이 보호구역 내 교통사고의 처벌을 강화한 이른바 '민식이법'으로 기소된 50대에게 무죄가 내려졌다.

 

전주지법 제11형사부(강동원 부장판사)는 2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어린이보호구역 치상) 혐의로 기소된 A(57·)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 428일 오후 36분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 한 도로의 어린이 보호구역을 지나다가 승용차로 B(10)양을 들이받아 전치 8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B양은 이 사고로 발목 안쪽과 바깥쪽의 복사뼈가 골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씨가 전방 주시 등 운전자 주의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사고가 났다고 봤으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이 재판에서 재판부는 먼저 B양이 부딪힌 승용차 부위에 집중했다.

 

측면으로 들어와 부딪혔기 때문에 운전자로서는 불가항력 판단

 

재판부는 "피고인은 당시 승용차를 타고 시속 28.8로 주행 중이었는데 피해자가 반대 방향 도로에 정차돼 있던 차량에서 뛰어나와 도로를 횡단했다""피해자는 피고인 차 앞부분이 아닌 운전석 측면에 충돌했다"고 강조했다.

 

A씨가 제한속도인 시속 30이하로 주행했을 뿐더러 전면이 아닌 측면 사고여서 피고인이 보행자를 미처 볼 수 없는 상황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재판부는 이를 뒷받침하는 블랙박스 영상도 거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차량 전면 블랙박스 영상에는 교통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 차도 및 보도에서 피해자를 비롯해 다른 어린이가 보이지 않는다""영상을 보면 피해자 출현 시점에서 충돌 시점까지 소요된 시간은 0.7"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으로서는 아무리 빨리 피해자의 존재를 인식했더라도 충돌 시점까지 브레이크를 작동하지도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이를 종합하면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교통사고 당시 피고인에게 과실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운전자들은 이번 판결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강한 처벌을 요구하지만 재판부가 상황을 보며 선처해 주었다는 점을 다행으로 여기는 것이다. 운전자들은 법이라는 것이 무조건적 처벌을 목적으로 제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게 해 주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판결이라고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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