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완성차 업계, 현금확보 비상 걸렸다 신용등급 줄줄이 하향에 방어나서

이준섭 기자 / 기사승인 : 2020-03-30 09: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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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삭감하고 물량 조정과 유동성 확보에 총력 기울여,

현대차는 내수진작으로 커버할 계획

▲ 미국 미주리주 웬츠빌의 GM 트럭공장 안내판
세계 자동차 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전세계 신차 동향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디트로이트 모터쇼도 코로나19로 내년으로 연기됐다. 디트로이트 모터쇼 조직위는 이날 연방정부가 행사 예정 장소를 코로나19 임시 병원으로 사용하기로 했다면서 오는 6월 개최할 예정이던 올해 행사는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반증이다

 

이렇게 되자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현금 확보에 나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앞으로 위기 대비를 이유로 유동성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벤츠를 판매하는 독일 다임러AG는 최소 100억 유로(13조원) 규모 자금 지원에 관해 금융기관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는 미쓰이스미토모(三井住友)은행과 미쓰비시(三菱)UFJ은행에 5000억엔씩, 1조엔(111953억원) 한도 융자를 요청했다. 작년 말 기준 약 5조엔(56555억원)이 있지만 만일에 대비해 조치를 취한 것이다.

 

제너럴모터스(GM)는 한도 대출에서 현금을 인출해 이달 말까지 현금 150160억달러(183000195000억원)를 확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GM은 현금 확보를 위해 사무직 69000여명 급여를 20% 일괄 삭감키로 했다. 내년 315일 전에 이자와 함께 일시불로 돌려준다는 약속을 달았다.

포드도 5월부터 임원 급여를 2050% 줄이고 비핵심 기술직 채용은 동결키로 했다.

 

한편 이런 시기에 시장조사업체 에드문즈는 미국 3월 판매가 35%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 상황에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자동차 회사 신용등급을 대거 낮추거나 하향조정을 예고하면서 업체들이 더 급해졌다.

다임러, BMW, 도요타 등 세계적인 업체들도 예외가 아니다. 현대·기아차도 무디스의 하향조정 대상에 포함됐다.

 

특히 포드는 지난해 무디스에 이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평가에서도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됐다. 피치도 현금흐름 악화를 우려하며 포드 신용등급을 낮췄다.

 

현대기아차 해외 공장 거의 닫았지만 국내 신차인기에 숨통

 

현대·기아차도 지난해 생산량 388만대에 달하는 해외 공장이 대부분 정상 가동되지 않고 있다. 중국도 공장은 열었지만 차 판매 시장이 정상화되지 않은 상태다. 현대차 미국 공장은 가동 중단 일정을 1831일에서 한차례 연장해서 413일에 문을 열기로 했다. 현대차 인도, 체코, 터키, 브라질, 러시아와 기아차 미국, 슬로바키아, 인도 공장도 마찬가지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도 다음달 811일 부활절 연휴에 붙여 2일 가량 가동을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기아차는 투자자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수요를 2-80%, 3-5060%로 전망했다. 그래도 33주차에는 영업점이 80% 정도 문을 열었다고 했다. 유럽은 3월 수요 -20% 이상을 예상했다.

 

 

▲ 한가지 다행한 것은 현대 기아차의 신차들이 고객의 

   호평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내수의 힘으로 버티고 있다. 국내 공장이 정상가동되고 GV80, 쏘렌토, 아반떼 등 신차가 호평을 받으며 중심을 잡고 있다. GV80은 계약 3만대를 찍었고 17일 출시한 쏘렌토는 사전계약이 26000대에 달했다. 7세대 아반떼도 사전계약 첫날에만 1만대가 넘었다. 20156세대 아반떼의 9배 실적이다. 30일 나올 G80도 반응이 좋다.

 

현대차는 울산공장에서 근무시간을 최대 주 60시간을 늘리는 방안을 노조와 협의 중이다.

기아차는 "내수는 사업계획을 수정할 필요가 없는 수준으로 주문이 들어오고 수출은 2분기는 계획 물량 수정 가능성이 있다"고 신한금융투자는 전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2분기에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 몫을 가져올 수 있다. 유럽과 미국산 차가 생산 차질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하반기에 세계 자동차 수요가 회복한다면 현대·기아차에는 유리한 상황이다. 기아차는 그러나 2008년과 같이 공격적으로 증산할 가능성에는 "점유율 중심 전략은 아니며 기존 사업계획 유지가 목표"라고 밝혔다.

 

삼성증권 임은영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포드와 테슬라 등이 유동성을 강조하는 것은 자동차 수요 감소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정의선 수석 부회장, 그룹 투자심리 안정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투자자 신뢰 확보에 나섰다. 주가가 급락하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을 총 800억원어치 사들이며 책임경영 의지를 강조했다. 또 기아차 사장에 해외 사업을 맡아온 송호성(58) 글로벌사업관리본부장을 새로 임명했다.

 

오는 4월 초엔 현대차가 투자자 대상 기업 설명회를 하고 코로나19 영향 등에 관해 밝힌다.

임은영 애널리스트는 "한국과 중국이 먼저 영향을 받으며 현대·기아차는 주가조정도 미리 거쳤고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적자를 내는 현대로템이 운영·상환자금 마련을 위해 2400억원 전환사채를 발행키로 했지만 주요 계열사들은 안정적이다. 그만 하면 안정적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코로나 영향이 하반기까지 계속된다면 시나리오가 달라진다. 미국과 유럽 지역 공장 가동이 원활치 않으면 고기능 핵심부품 조달에 차질이 생긴다. 국내 부품업체들은 생존에 위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채 회복이 안된 상태에서 세계경기가 고꾸라지면서 내수시장까지 얼어붙으면 사면초가다. 현대·기아차에 앞서 3개 외자계 완성차업체들과 영세 부품업체들이 경영난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재계 원로들은 지금은 기다리며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훨씬 중요한 일이라면서 일단 하반기까지 간다고 가정하고 능동적인 방어 계획을 세워놓도록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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