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진의 세상이야기/동남아-기행③] 文 대통령의 태국과 지소미아 체결은 일본에 대한 ‘후속 펀치?’

남영진 논설고문 기자 / 기사승인 : 2019-09-16 12:4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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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아유타야왕국서 임진왜란때 조선에 지원군 파병하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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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남영진 논설고문


[데일리매거진=남영진 논설고문] 10여년 전 가족과 함께 태국의 옛수도 아유타야(Ayutthaya, 1350-1767)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이 아유타야역사관에서 아시아지역과의 무역로가 그려져 있었는데 일본 나가사끼를 통해 부산이 종점으로 되어 있었다.

반가웠다. 알고 보니 조선시대 세종이 왜구를 회유하고자 삼포(三浦:부산포, 염포, 제포)를 왜에게 내어주었는데 이중 일본과 가장 가까운 부산포와 왜관과 태국의 중세왕조였던 샴(siam국)의 수도 아유타야와 무역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조선은 쇄국정책을 고수했다. 그래서 네델란드 상인이 일본으로 가다가 표류해 온 박연(벨테브레)이나 숙종때의 하멜일행 등이 서양 외국인으로는 처음 한국 땅을 밟았을 정도로 ‘은둔의 나라’였다.

그러나 꽤 먼 동남아의 중심지 인도차이나반도의 태국샴국과 간접무역을 했던 것이 신기했다.


최근 김시덕저 <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만나다>라는 책에 임진왜란 때 이 아유타야왕이 왜군을 물리치기 위해 조선에 지원군을 파병하려했다는 내용이 있다.

왜군을 물리치기위해 조선에 들어온 이여송의 명나라군대를 지원하겠다고 명국 조정에 의사를 물었는데 명나라황제가 거절했다는 것이다.

우리와는 전혀 교류가 없던 시절 먼 조선에서의 전쟁에 참전의사를 밝혔다는 것만 봐도 아유타야국은 일본과 부산을 통해 조선의 전쟁사정은 잘 알았던 것 같다.


태국역사는 기원후 북부지역 지금의 창마이시 근처에 란나타이 왕국에서 시작됐다. 이 코끼리왕국이 버마군에 의해 망하고 중부로 내려와 수코타이왕조(1238~1438)를 세웠다.

실제로 태국 최초 따이족 섬인(暹人:샴의 한자표현)의 통일왕조였다. 수코타이는 람캄행(Ramkhamhaeng) 대왕 시대(1279?-1298)에 이르러 크게 발전했다. 불교경전을 쓴 범어에서 따내 지금의 태국글자를 만든 우리나라 세종대왕 같은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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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방콕 길거리포차서 태국식 와플을 만드는 여인.인종과 음식이 별로 다르지않다. ⓒ데일리매거진


대륙부 동남아시아에서 이 시기는 '따이인들의 시대'라 부를 정도로 이들의 활동이 두드러졌다. 현 라오스의 루앙프라방과 태국 북부의 치앙마이, 버마 동북부 고원 지대, 그리고 수코타이 지역 등을 아우르는 큰 왕조를 형성했다. 동남쪽의 크메르족 앙코르 제국과 맞서는 대륙부 동남아시아의 거대 세력이었다. 그러나 그 수명이 매우 짧아 1세기도 채 안 되어 지배권을 짜오프라야강 중류에 위치한 같은 따이족의 아유타야국에게 내주었다.


400여년이 지나 양국은 다시 만났다. 1950년 북한이 남한을 침략하자 미국을 비롯한 16개국의 유엔군중 태국이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12,845명의 육,해군과 공군을 보냈다. 3군을 다 보낸 나라는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태국의 5개국이다. 군대규모로도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다음의 5위다.

아시아에서는 미국의 입김이 센 필리핀과 우리와 ‘형제의 나라’라고 하는 터어키 정도다. 이 정도면 ‘혈맹’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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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태국방콕의 음식거리 ⓒ데일리매거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초 태국 라오스 미얀마등 3개국을 순방할 때 첫 방문국인 태국과 9월2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체결했다. 일본과의 지소미아 연장을 거부해 미국이 불만을 터뜨리는 사이 태국과 지소미아를 맺은 것이다. 아베정부가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면서 우리나라에 경제제재를 가하자 우리정부도 3년 전 한미일 3개국이 체결한 지소미아 연장을 거부하면서 보복했다.


일본의 한국경제제재에 가만히 있던 미국이 지소미아 거부한 한국정부를 대놓고 비난하고 있다. 우리가 한국전쟁이후 군사작전권을 유엔군이 갖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는 북한, 중국, 러시아에 대한 정보를 항상 공유해왔다. 그 중에 가상적국중 하나인 일본과 군사정보교류협정을 맺은 것이 오히려 이상했다.


이번에 문대통령이 태국 미얀마, 캄보디아 3국을 순방하면서 4차 산업혁명 양해각서(MOU)등 신(新)남방정책 가속화하는 경제적 목적이었는데 내처 지소미아까지 체결했다.

한국은 미, 일은 물론 프랑스 캐나다 등 21개국과 지소미아를 맺어왔다. 여기에는 ‘가장적국’인 러시아도 들어있다. 일본과 종료되면 20개국으로 줄어드는데 태국이 대체가 됐다. 이렇듯 지소미아 체결이 꼭 ‘혈맹’(血盟)의 상징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과 태국은 이미 연례 코브라 골드 합동군사훈련을 해온 터라 군사정보공유는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올해 2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실시되는 합동 군사훈련으로는 가장 큰 규모여서 옵서버국을 포함해 모두 29개국이 참가했다. 1982년부터 시작된 이 군사훈련에 지난해에는 36년 만에 처음으로 1만명 선을 돌파해 역대 최대 규모였다. 미국 6,000명, 태국 3,000명, 한국 430명. 일본 150명을 비롯해 모두 9개국에서 1만700명의 병력이 모였다.


우리가 러시아에 이어 태국까지 지소미아를 체결할 정도로 혈맹의 보증표는 아니다. 그러나 일본이 안보를 이유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빼고 불화수소 등 수출품을 제한하는 조치에 ‘지소미아 연장거부’라는 카드를 빼든 건 자존심의 문제다. 여기에 한국 전때 우리를 도와준 태국과 지소미아를 체결한 것은 일본에 대한 작은 ‘후속 펀치’라고 볼 수도 있다.


미군 및 태국군이 주관하지만 한국 외에도 싱가포르, 일본,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7개국 군이 주축이다. 미국의 가상적국인 중국, 중국군과 으르릉대는 일본군이 함께 참여하는 그야말로 다국적 훈련이다.


코브라골드 훈련의 규모가 날로 커지면서 중국 견제와 대중 포위망 구축의 일환임을 숨기지 않는다. 그러나 중국도 43명의 구조 및 공병 관련 병력을 인도적 민사활동 부분에 투입했다. 훈련은 다국적군 연합참모단 지휘소연습(CPX)과 인도적 민사활동, 야외 기동훈련(FTX) 등 3개 분야다.


해외 언론들은 이번 훈련에 참여한 한국군은 미군과 함께 합동 상륙 훈련관련 내용을 전하기도했다. 이들 언론은 일본 자위대는 민간인을 안전지대로 후송하는 훈련을 실시합니다. 이번 훈련은 오는 22일까지 계속됩니다. 지난해 2월 태국 '코브라 골드' 합동군사훈련에 참가한 미군 해병대원들이 핫야오 해안에서 상륙 작전을 실시했다. 며 언론중 특히 VOA 뉴스가 눈에 띄게 비중있게 전하기도 했다.


한국군 포병이 월남전 이후 처음으로 해외에 나간다. 태국에서 실시되는 ‘코브라골드’ 훈련에 해병대 소속 자주포 2문이 참가하는 것이다. 코브라골드 훈련은 미국 해병대가 주도하는 연례 다국적 훈련. 동남아 지역의 미군 훈련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역내에서 유일한 대규모 다국적 훈련이기에 미국은 이 훈련을 중시한다. 지구 어디든 분쟁발생 지역에 제일 먼저 투입되는 미 해병대는 국가 전략기동군으로 발전을 모색하는 한국 해병대의 벤치마킹 대상이지만 간극이 크다.


한국 해병대 파견도 최대 규모= 한국이 해외훈련에 이번만큼 많은 병력을 보낸 것도 처음이다. 우리나라는 격년제로 홀수해는 적게, 짝수해는 많이 보내는 방식이어서 올해 규모가 가장 크다. 직전 짝수연도인 2016년에는 400여명이 참가했다. 당시에는 해병대 K-1전차가 처음 해외에 나가 화제를 뿌렸다. 이번에는 K-55 자주포 2문과 K-77 사격지휘장갑차 1량이 기동훈련에 참가할 예정이다. K-55 자주포는 미국제 M-109A2 자주포를 면허생산한 모델이어서 외국군들도 낯설지 않은 자주포지만 K-77 사격지휘장갑차는 한국군만 장비하는 모델이어서 화제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군을 통틀어 포병이 해외 사격훈련을 뛰는 것도 창군 이래 처음이다.


한국 정상으로는 7년 만에 태국을 공식방문한 문 대통령은 이날 쁘라윳 짠유차 태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신남방정책과 '태국 4.0' 정책의 시너지 창출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태국 4.0(Thailand 4.0)은 태국이 중진국 함정을 탈피하기 위해 2016년부터 추진 중인 국가개발전략으로 로봇, 바이오, 미래차, 스마트전자 등 12대 미래산업 육성정책이다. 양 정상은 지소미아체결로 군사교류와 방산협력을 강화하면서 신산업분야에서 정보공유 및 인적교류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이 '태국 4.0' 정책과 한국의 신남방정책이 연계된다면 양국은 미래의 성장을 함께 동반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자 쁘라윳 총리는 "상호 국익뿐만 아니라 소지역, 지역, 국제무대에서도 협력을 친밀화해 현재 급변하는 국제상황들에 대처하면서 기회를 확보하자"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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