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보험 제외 제도 악용...택배노동자 5명 중 1명, 적용제외 신청서 대필 작성

이상은 / 기사승인 : 2021-01-25 08:4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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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주, 사실상‘산재포기각서’로 악용 …"사업주 강제 종용 있었다" 응답 20% 넘어
-노웅래 “강제로 산재보험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규정 정비해야”

 근로자와 사용자는 계약을 통해 재해가 발생한 경우 그 피해자나 가족이 사용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 법적으로 보상하는 제도를 마련했으나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지난해 11월12일 발표한 고용노동부와 정부가 합동으로 내놓은 택배기사가 건강하게 일하기 위한 "택배기사 과로방지 대책" 발표    [출처/고용노동부 홈페이지]

최근 산재보험 적용제외를 신청한 택배기사 5명 중 1명은 실제 대필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서울 마포甲) 의원이 고용노동부를 통해 받은 ‘택배기사 산재보험 적용제외 실태조사’에 따르면, 적용제외 신청서 대필 사실이 확인된 택배기사는 전체 조사대상 3,988명 중 776명(19.5%)로 나타났고, 이 중 본인의 동의도 없이 대필한 경우도 630명에 달했다.

 

 또한 직접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서를 작성한 택배기사 3,212명 중 672명(20.9%)은, 작성 과정에서 사업주의 권유 또는 유도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 사실상 산재보험 포기를 강제로 종용받아 왔음이 밝혀졌다.

 

 문제는 이처럼 산재보험을 강제적으로 포기하는 택배기사들의 업무 중 재해, 즉 산재 발생률이 높다는 것이다. 전체 조사 대상 중 다치거나 병에 걸리는 등의 업무상 재해를 경험한 택배기사는 1,203명으로 전체 30%에 해당했고, 이들 중 61.1%에 해당하는 735명이 치료비 전액을 본인이 부담했다.

 

 노웅래 의원은 “작년 한해만 해도 과로사로 인해 택배기사가 16명이나 숨지는 등 특고 노동자의 산재보호 필요성은 매우 높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용제외 신청제도가 ‘산재포기각서’로 악용되면서 정작 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피해보상을 받지 못하는 일이 많았다”고 밝혔다.

▲사진=고용노동부가 근로기준법위반으로 근로감독 건건수와 연도별 위반 적발현황    [출처/고용노동부]

 이어 노 의원은 “더 이상의 악용을 막기 위해 산재보험의 적용제외 케이스를 대폭 제한한 전국민 산재보험법이 지난해 말 통과된 만큼, 모든 국민이 예외 없이 산재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세부 규정을 정비해 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택배기사 산재보험 적용제외 실태조사’는 작년 국정감사에도 택배기사의 연이은 과로사로 택배기사 산재보험 적용실태에 대한 전수조사를 강력히 제기해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고용노동부는 ‘택배기사 산재보험 적용제외 실태조사’를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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