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금리가 주담대보다 낮다니... 처음보는 기현상

최용민 기자 / 기사승인 : 2020-08-18 08: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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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도 갸우뚱... 1·2등급 직장인 상당수 2%대 신용대출

막힌 주담대 대신 부동산으로 쏠리면서 벌어진 일

정부 신용대출 규제 강화되나?

▲출처=연합뉴스

 

 

은행 생활 20년만에 이런 일은 처음 봅니다.”

 

신용대출을 주로 맡아온 금융권 A 지점장은 별 일을 다 본다는 표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은행권에서는 신용대출 금리가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전세자금대출 등 부동산 담보 대출 금리보다 더 낮은 보기 드문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복합적인 요인이 끼어들었기 때문이다우선 '0%대 기준금리' 시대에 살기 때문이다이런 상황 속에서 대출금리 구조 차이와 인터넷 전문은행과의 경쟁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가 이런 역전을 낳은 것이다. 은행 직원들조차 "이런 현상은 처음"이라며 자신들조차 앞다퉈 2%대 신용대출을 받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 나오자 정부의 부동산 안정 대책으로 주담대, 전세대출이 막힌 가운데 이렇게 금리 메리트(이점)까지 더해지면서 신용대출로 주택자금을 조달하려는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언제나 풍선효과와 우회전술은 나타나기 마련이다.

 

주요은행 신대 연 1.743.76%, 주담대 2.034.27%보다 낮아

 

은행권 내막을 들여다보면 이런 상황은 더 확실해진다.

 

18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시중 5대 은행에 따르면 연휴 직전 14일 현재 신용대출 금리는 신용등급과 대출금액 등에 따라 연 1.743.76% 수준이다.

 

이와 비교해 주담대는 연 2.034.27%로 신용대출 금리보다 하단과 상단이 모두 높다.

전세대출(1.553.81%)과 비교해도 최저 금리는 전세대출 쪽이 유리하지만, 최고 금리의 경우 신용대출이 오히려 0.05%포인트(p) 더 낮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거 신용 1등급의 고액 연봉자 등 극소수의 신용대출 금리가 주담대 등 부동산 담보 대출금리보다 일시적으로 낮았을 수는 있지만, 지금처럼 신용 12등급의 직장인 상당수가 일반적으로 주담대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는 현상은 사실상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은행 직원 중에서도 현재 2%대 초반의 금리로 신용대출을 쓰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1억원의 신용 대출을 이용해도 2.3% 이자를 적용하면 연간 230만원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이 돈으로 주식투자에 나서는 이들도 있는 상황이다. 투자자들은 일년에 주식 투자로 300만원만 벌면 된다는 식이다.

 

주담대보다 신용대출을 찾는 이가 늘어나는 이유 중의 또 하나는 신용대출과 달리 주담대 등에는 담보 설정 비용 등 고정비가 들어간다는 점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최근 0.5%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데, NIM(순이자마진)1.5% 정도로 가정할 때 신용대출 금리는 2%(0.5+1.5) 정도만 받을 수 있다""하지만 주담대 금리에는 1.5%만 얹을 수가 없다. 은행이 부담하는 설정비 등 비용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 은행권의 공격적 영업이 가세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촉발한 은행권 전반의 공격적 신용대출 금리 인하 경쟁도 신용대출-주담대 금리 역전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이용자 입장에선 최소한의 부담이라면 무엇이든 대출받아 쓰려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에 대해 금융권 전문가들은 더 이상 신용대출이 늘어나면 반드시 정부가 개입할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최소한 신용대출 가이드라인 정도는 만들어 금융권을 옥죄일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전망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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