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 받을 것만 상상말고, 미리 준비하면 더 큰 문제 막는다

최용민 기자 / 기사승인 : 2020-10-27 08:5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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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기업처벌법, 처벌 아닌 예방 위한 법"

산재·중대재해 사건 변호사들 "기업규모 클수록 책임 안 져"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변호사회관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최정학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교수가 발언을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지금 노사 현장의 가장 큰 쟁점들이 곳곳에서 노출되고 있는 가운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대한 시각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대재해 기업처벌법'은 오늘날 대부분의 대형재해 사건이 특정한 노동자 개인의 위법행위의 결과가 아니라, 기업 내 위험관리시스템의 부재, 안전불감 조직문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보고, 사업주의 책임과 이에따른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때문에 처벌을 염려하는 기업들의 원성이 높은데 일부 변호사 그룹이 이에 대해 시각의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20194월 수원의 한 아파트 공사장 5층에서 폐자재를 옮기는 노동자로 일하던 김태규(26)씨가 승강기 바깥 문이 열린 것을 모르고 어두운 조명 아래서 일하다 추락해 숨졌다.

 

지난 20206월 법원은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현장소장과 직원에게 징역 1년과 10개월을 선고했다. 시공사에는 벌금 700만원, 승강기 제조업자에게는 500만원이 내려졌다.

 

그러나 공사의 최종 책임자인 시공사 대표는 기소되지 않는 한편, 사고가 발생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주자를 법정에 세울 수도 없었다.

 

특히 인허가와 감독 권한이 있는 관할 공무원의 책임은 애초에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 현행법이 한계점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김씨 측 손익찬 변호사는 26일 서울 종로구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토론회 석상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경영 책임자와 법인에 책임을 지우기 위한 법"이라며 "명목적인 권한 위임 뒤에 숨어서 실제로 권한을 행사하고 문제가 터지면 꼬리자르기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며 고 주장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도입 둘러싸고경영계 노심초사

 

이때 만약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적용됐다면 시공사·승강기제조업체 대표는 3년 이상의 징역이나 5억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된다. 발주자와 공무원도 수사대상에 오르게 된다.

 

도입을 준비 중으로 알려져 있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징벌적 손해배상 조항을 포함하는데, 이는 경영 책임자 등에게 손해액의 10배 이내를 배상케 하는 제도다.

 

이에 덧붙여 손 변호사는 해당 자리에서 "김씨 사고 현장에서는 안전의무 10개 중 1개도 지켜지지 않았다. 현장을 최대한 안전하게 만드는 게 기업에도 이익이 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의 소송에 참여한 오민애 변호사도 "지금은 책임을 묻는 범위가 협소하고 개인 책임으로 치부하는 상황"으로 분석하며 "기업 규모가 크고 위험 발생 가능성이 큰 곳일수록 '비용 절감'이라는 의사결정으로 이익을 누리는 경영자가 사실상 책임을 지지 않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꼬집었다.

 

다만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사업주를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 것이라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의 우려도 제시되고 있어 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최정학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도 "경영계는 '일일이 현장에 나갈 수도 없는데 의무조항을 어떻게 경영자가 모두 책임지느냐'고 하는데 안전예산과 공사 기간을 결정하는 것은 경영자"라며 "구조적인 사고의 원인을 지적하겠다는 취지"라고 평했다.

 

최근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의 사망사고, 택배업체 기사의 사망에 따라 해당 법안 논의가 가열차지는 가운데, 법안의 처벌 수위와 적용 범위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경영계 관련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이를 리스크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분석하며, 원청의 입장에서는 건설공사 등에 참여하는 주체가 원청 외에도 시공사, 여러 단계의 하청업체 등 책임 소재가 나뉘어 있는 상황이라 기업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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