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대형은행 최소 18년간 2300조원 '검은돈 장사'..."권력자와 불법거래"

최용민 기자 / 기사승인 : 2020-09-22 11:4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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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탐사언론인협 폭로…JP모건·HSBC 등 연루

"권력자와 불법거래…폭로는 전체 0.02% 불과"

북한 자금세탁부터 도쿄올림픽 뇌물 유치설까지 후폭풍

▲출처=연합뉴스

 

올림픽 개최나 자금 세탁과 관련된 범죄가 터질 때마다 배후에 큰 세력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 글로벌 대형은행들이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검은돈을 거래하며 이윤을 창출해왔다는 폭로가 나와 글로벌 금융권을 긴장시키고 있다.

 

글로벌 대형은행들이 십수년간 범죄에 악용될 것으로 의심되는 자금을 옮겨주며 이윤을 챙겼다는 폭로가 나왔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미국 최대은행 JP모건 체이스, 영국계 HSBC, 스탠다드차타드, 도이체방크, 뉴욕멜론은행 등 5개 글로벌은행의 불법거래 정황이 나타났고 이 중에는 대북제재 위반, 도쿄올림픽 유치 뇌물수수 등도 포함돼 있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88개국 110개 언론기관과 함께 인터넷매체 버즈피드가 입수한 미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의 의심거래보고(SAR)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21(현지시간) 공개했다.

 

18년간 2조달러 의심거래 정황"폭로된 건 0.02%

 

버즈피즈는 1999년과 2017년 사이 18년간 JP모건 등 5개 글로벌은행 등 은행과 금융기관들이 FinCEN에 제출한 SAR 2100여건을 확보해 ICIJ에 제공했다.

SAR이 제출됐다는 건 각 은행 내부 준법감시팀에서 돈세탁이나 범죄 등에 연관된 거래로 의심했다는 의미다.

 

이런 의심을 산 거래의 규모는 총 2조달러(2327조원)에 달했다.

 

ICJC"2011~2017FinCEN에 제출된 SAR이 총 1200만여건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 분석된 SAR은 전체의 0.02% 이하"라면서 "2조달러도 세계 전체의 은행을 통해 범람하는 더러운 돈의 한 방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5개 글로벌은행은 미 당국이 벌금을 부과했음에도 위험한 권력자들로부터 계속 이득을 얻어왔다"면서 "일부 은행은 당국자가 형사고발될 수 있다고 경고했음에도 불법자금 송금을 계속했다"고 주장했다.

 

자금 세탁의 주역은 북한, 이용루트가 미국은행들이라니

 

이번 SAR 분석에 참여한 미국 NBC방송은 이날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JP모건과 뉴욕멜론은행 등 미국은행을 이용해 17480만달러(2033억원) 이상의 돈을 세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NBC는 중국 단둥홍샹실업발전과 이 회사 마샤오훙 대표를 대표사례로 제시했다.

 

뉴욕멜론은행 SAR에 따르면 마 대표는 위장기업을 이용해 중국과 싱가포르, 캄보디아, 미국 등을 거쳐 수천만달러를 북한에 송금했다. 그는 대량살상무기 제조와 관련해 제재대상 북한기업과 금융거래를 한 혐의로 미 법무부에 의해 기소됐다.

 

JP모건의 경우 20151월 미 재무부에 북한 관련 의심거래가 있다고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JP모건이 제출한 SAR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3년 사이 북한과 관련된 개인과 기업 11곳과 관련된 8920만달러(1037억원) 규모의 거래가 있었다.

 

도쿄 올림픽 유치 둘러싼 뇌물 수수설로 일본 발칵

 

지금 세계인의 관심은 아베 시절의 일본이 뇌물을 주고 도쿄올림픽 개최권 따냈을까에 맞춰져 있다. 그런데 이번 SAR 분석으로 일본이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고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아들 등에게 돈을 준 정황도 드러났다.

 

아사히(朝日)신문 등에 따르면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유치위원회(유치위) 일을 맡은 싱가포르 업체 블랙타이딩스(BT)20137월과 10월 유치위로부터 2325000만달러(27억원)를 송금받았다.

 

BT는 이후 2020년 올림픽 개최지가 선정된 20139월 전후로 세네갈 IOC 위원인 라민 디악의 아들 측에 수십만달러를 보냈다.

 

디악은 2020년 올림픽 개최지 선정 때는 관련 투표권이 없었지만 아프리카국가를 비롯 각국 위원들에게 영향력을 지닌 인물이었다.

 

푸틴 측근 러시아 재벌은 거액 비자금 관리 정황

 

미국과 유럽연합(EU) 제재대상에 오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친구가 영국 대형은행 바클레이즈를 통해 거액의 비자금을 관리한 의혹도 제기됐다.

 

영국 BBC방송은 이날 공개된 SAR를 분석해 러시아 갑부 아르키디 로텐베르크 형제 소유의 기업이 바클레이즈은행에 계좌를 만든 뒤 2012~20166000만파운드(897억원)를 입출금했다고 전했다. 로텐베르크 형제는 푸틴의 어린 시절 운동 친구로 러시아 권력층과 매우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BBC방송은 HSBC가 다단계 금융사기에 계좌가 이용되는 것을 파악하고도 수백만달러가 유통되도록 방치했다고도 보도했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전체 2100건의 의심거래 가운데 독일의 최대은행인 도이체방크가 연루된 사례가 62%를 차지했다.

금액으로도 전체 2조달러 가운데 13000억 달러가 도이체방크와 관련돼 있다. 많은 사례가 이란, 러시아의 제재를 우회하는 거래와 연관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구의 재정 분야 전문가들은 올릭픽이든 북한이나 중국 러시아 문제이든 간에 이 문제가 샅샅이 파헤쳐지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라고 일축했다. 만약에 이 사건들이 모두 사실로 확인되더라도 검은 배후 누군가에 의해서 꼬리자르기가 시도될 것이 분명하고 특정인이 책임을 지고 구속되는 정도로 끝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FIFA나 올림픽의 배후 음모설은 워낙 오랫동안 쏟아져 나와서 전혀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새로 총리가 된 일본 스가 총리의 경우는 정치적 짐을 상당히 짊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일년 연기된 도쿄 올림픽의 개최 여부가 이미 정가를 달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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