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전세 대란 시작됐다...물량 품귀에 부르는 게 값

이준섭 기자 / 기사승인 : 2020-09-07 11: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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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외곽 전셋값도 급등...한번에 몇억씩 뛰어 답이 없다

재건축 단지 실거주 요건 생겨 전세 물량 나오지 않아

▲출처=픽사베이

 

가히 전쟁을 방불케 하는 전세 대란이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일어나고 있다서울 지역은 전세 물량이 씨가 마르고 그나마 나오는 것은 부르는 게 값이다.

 

우선 새 임대차 법 시행에 따라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기존 전셋집에 2년 더 거주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전세 매물이 예년보다 크게 줄고 있다.

 

여기에 매물로 나온 전세는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크게 올려 받으려 해 껑충 뛴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하는 세입자들은 점점 더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해 이사를 가지 않아도 되는 임차인들은 당장은 새 전셋집을 구하지 않아도 되고 전셋값 인상 부담도 크진 않지만 벌써부터 2년 뒤가 걱정이다.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으로 전세 물량 태부족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전세 물건이 크게 줄고, 전셋값이 폭등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계절적으로 이사요인이 많은 시기지만 물량 자체가 없으니 값이 오리는 것은 자여스러운 일이다.

 

전체 9510가구 규모로 서울 최대 단지로 꼽히는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의 경우 현재 나와 있는 전세 물건이 평형당 12개에 불과하다.

 

이 아파트 전셋값은 최근 크게 올라 전용면적 84.98의 경우 지난달 5일 보증금 95000만원(23)에 거래된 뒤 지금은 시세가 1112억원에 형성돼 있다. 이마저도 물건이 없는 상황이다. 전셋값은 사실 터무니없이 비싸지만 물량 부족으로 인한 인상이라 해결할 방법도 없다. 정부가 알면서도 손대지 못하는 상황이다.

 

준공 44년을 맞은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3차의 경우 최근 82.5가 보증금 9억원에 전세 계약서를 쓴 것으로 전해졌다해당 평형은 지난달 36억원(10)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는데, 한 달 사이 보증금이 3억원 오른 셈이다.

 

6864가구로 대단지인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는 전체 단지에서 전세로 나온 매물이 2건인 것으로 네이버부동산 등 인터넷상에서 검색된다.

 

현재 이 아파트 84.9는 보증금 11억원(저층)에 매물로 올라와 있다. 해당 평형은 지난달 18일 보증금 8억원(10)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는데, 보름여 만에 호가가 3억원 뛴 셈이다.

 

결국 손해는 집없는 이...외곽으로 밀려나는 임차인들

 

전세 물건이 조금 있는 지역도 전셋값이 최근 크게 뛰어 세입자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3885가구 규모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경우 59.96가 지난달 5500065000만원 선에서 지금은 75000만원까지 올랐다. 같은 아파트 84전셋값은 12개월 사이에 885000만원에서 95000만원으로 뛰었다.

 

인기 거주 지역으로 꼽히는 강남권이나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이 아니더라도 이런 분위기는 비슷하다.

 

서울 외곽으로 분류되던 지역에서도 교통이 좋고 주거환경이 양호한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

 

노원구 중계동 청구384.77는 지난달 27일 보증금 6억원(3)에 전세 거래가 이뤄지며 처음 6억원을 돌파했다.

 

관악구 봉천동 관악드림(동아) 84.96는 지난달 551000만원에 거래되면서 기존 신고가를 경신했고, 구로구 신도림동 대림3e편한세상 84.51지난 11일에 5억원에 거래돼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대림3e편한세상은 현재 전세 물건이 하나도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수도권과 가까운 외곽지역의 빌라 물건까지 전셋값이 뛰고 있다.

 

새 임대차법으로 2년 더 살 수 있는 임차인들은 일단 '안도'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퇴거를 요구하지 않아 계약을 2년 더 연장하게 된 임차인들은 일단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마음이 마냥 편한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새 임대차법이 좋은 취지와는 달리 시행 초기 전세 공급 축소와 전셋값 상승을 야기하고 있어 신규 세입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난이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김규정 부동산전문위원은 "전월세 시장이 안정적인 시기에 임대차 3법이 통과되었으면 시장에 충격이 덜 했을 텐데, 전세 수요가 몰리고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오르는 시점에 법이 시행되면서 전세 시장이 더 불안해진 측면이 있어 타이밍이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5대 시중은행의 전세 대출은 최근 한달 동안 15000억원이 늘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전셋값이 급등하고 있어 하반기에도 이 추세는 여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새입대차 법 시행 후 4년 뒤부터가 더 문제라고 지적한다. 임대주들이 새로운 임차인을 맞을 때 어떤 조건을 제시할지 눈에 뻔하다는 것이다. 정부의 추가 보완책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이들이 많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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