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아이폰 사랑' 민낯, 불매 경고 메시지도 아이폰으로 보내

최용민 기자 / 기사승인 : 2020-08-31 09: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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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급히 기기변경해 화웨이로 갈아타는 중국 주요 인사들

미국의 위챗 금지에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는 중국정부의 고민 깊어져

▲ 출처=트위터 캡처

 

 

일본 못지 않게 중국의 아이폰 사랑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 중이라 아이폰을 밀어내려는 중국 정부의 강경한 자세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싸움닭'이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게 외교관답지 않은 거친 발언을 쏟아내는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까지 나서서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27일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만일 미국이 진짜로 위챗을 금지한다면 우리도 애플 스마트폰을 쓰지 않을 수 있다."

 

미국 정부가 예고한 것처럼 중국 텐센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위챗(중국명 웨이신<微信>)을 제재한다면 애플이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노골적인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그러나 그의 발언은 정부 차원의 대응을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중국내 불매 운동이 일어날 것을 말한 것이다자오 대변인은 28일 새벽 1(현지 시간) 이 발언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도 올렸다.

 

그런데 이 트윗의 끝에는 'Twitter for iPhone'이라는 표시가 되어 있었다. 자오 대변인이 아이폰을 쓰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중국 누리꾼들이 자오 대변인의 '애플 불매 경고' 발언을 계기로 그가 아이폰을 쓰고 있다는 사실에 새삼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자오 대변인은 오래전부터 아이폰으로 트위터에 각종 글과 사진, 영상을 올렸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번에 그가 애플 불매 운동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그의 미국을 상징하는 제품인 아이폰을 쓰고 있다는 사실이 자연스럽게 대중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그만큼 아이폰이 중국 시장에 깊아 파고들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했다. 

 

실수로 노출된 중국 VIP들의 아이폰 사랑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외교부 대변인이 첨예한 미중 갈등 와중에 스스로 아이폰을 쓰면서 불매 운동을 거론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반응을 보인다한 누리꾼은 "입으로는 중국인들에게 아이폰을 쓰지 말자고 하면서 자기는 애플 스마트폰으로 트윗을 하는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미 강경 대응을 외치던 중국 공직자가 아이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대중의 눈총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국 공산당의 비공식 대변인' 노릇을 하는 환구시보(環球時報) 후시진(胡錫進) 총편집인은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이 미국의 요구로 캐나다에서 체포돼 반미 감정이 들끓던 201812월 아이폰으로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한다고 대중들에게 혹독한 비판을 받았다.

 

10년 가까이 아이폰을 썼다던 그는 몇 달이 지나고 나서 결국 '애국 소비'를 상징하는 화웨이(華爲) 스마트폰으로 갈아탔다.

 

한편 홍콩의 한 분석가는 위챗이 세계 앱스토어에서 금지된다면 아이폰의 출하량도 25-30%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마트폰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강경한 자세로 인해 중국의 아이폰 매출은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한번 아이폰을 써 본 중국인들이 모두 다 중국산으로 갈아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라고 보고 있다. 특히 홍콩인들의 경우는 더욱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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